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하 시장총국)이 미국 인공지능(AI) 칩 제조사 엔비디아(NVIDIA)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추가 조사를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엔비디아가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 테크놀로지(Mellanox) 인수 이후 부과된 조건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시장총국은 최근 발표를 통해 “엔비디아가 ‘중화인민공화국 반독점법’과 ‘엔비디아-멜라녹스 인수 건에 대한 반독점 심사 결정’에서 제시한 조건을 위반한 정황이 확인돼 법에 따라 심층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2019년 3월 약 69억 달러(약 9조 5000억원)에 멜라녹스를 인수했다. 멜라녹스는 고성능 이더넷 카드와 네트워크 연결 장비 분야에서 세계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GPU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만큼, 중국 당국은 해당 거래가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해 2020년 조건부로 인수를 승인했다. 당시 조건에는 중국 시장에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GPU 공급, 고객의 독립적 구매·사용 권리 보장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후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고성능 GPU 공급을 중단하고 성능이 제한된 제품만 판매하는 등 승인 조건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이미 예비 조사가 시작됐고, 이번에 본격적인 법 집행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중국 반독점법 제63조에 따르면 위반 행위가 “특별히 심각하고 악영향이 크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 과징금은 기본 금액의 2~5배까지 부과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가 최대 20억 6000만 달러~50억 1500만달러의 과징금을 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상무부 연구원 학술위원회 바이밍(白明) 위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하이테크 제품의 안보 문제를 강조하는 것처럼, 중국 역시 수입 장비의 안전을 보장할 권리가 있다”며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영업을 지속하려면 법규를 준수하고, 공정 경쟁과 협력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