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분쟁 끝에 상하이의 한 음료 공장이 20여 년간 사용해온 ‘娃哈哈(와하하)’ 대신 새로운 이름 ‘沪小娃(후샤오와)’를 내걸고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제품은 그대로지만 이름은 바뀌었고, 그 배경에는 유산 분쟁이 얽힌 복잡한 가족사가 있다.
28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상하이와하하음용수유한공사(上海娃哈哈饮用水有限公司)는 최근 ‘후샤오와’라는 이름의 생수 브랜드를 새롭게 출시했다. 제품 포장과 광고 문구는 이전의 와하하 생수와 매우 유사하며, 홍보 포스터에는 “지극히 순수하고,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 브랜드는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쉽지 않지만 각오하고 뛰어든 일”이라고 말했다.
사건의 시작은 와하하 브랜드 사용권 종료와 그룹 내부 갈등이다. 해당 회사는 와하하그룹 산하 저장와하하실업주식유한공사(浙江娃哈哈实业股份有限公司, 이하 와하하실업)가 지분 70%를 보유한 자회사로, 2002년 설립 이후 20여 년간 상하이 지역에서 와하하 브랜드 생수의 생산과 유통을 맡아왔다. 나머지 30%는 회사 대표이자 이사회 의장인 종웨이(宗伟)가 보유하고 있다.
종웨이는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7월, 와하하그룹으로부터 브랜드 사용 중단 통보를 받았으며, 곧바로 종푸리(宗馥莉) 대표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와하하그룹의 국유 지분을 관리하는 항저우 상청구 국유자산 측이 공장에 조사단을 보냈고, 우리는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공문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종웨이 주장에 따르면, 그룹 측은 상하이 공장에 ‘파산 청산’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했다.
공장 측은 와하하 브랜드의 상표권이 각각 2021년과 2023년에 만료됐으며, 이후 그룹으로부터 지사(分公司)로 인정받아 일정 기간 생산을 이어왔지만, 새로운 브랜드 사용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올해 7월, 그룹은 상표 사용 중단을 공식 통보했고, 이후 공장을 상표권 침해 혐의로 당국에 신고했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와하하 창업자 종칭허우(宗庆后)의 사망 이후 벌어진 유산 분쟁도 깊이 얽혀 있다. 창업자인 종칭허우의 사망 후, 그의 딸 종푸리가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친척 종웨이와의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종웨이는 종칭허우의 ‘사촌 동생’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각에서는 ‘사촌 조카’라는 주장도 나온다. 종웨이가 운영하는 상하이 공장은 종칭허우의 지원으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상표권 분쟁을 넘어 가족 간 경영권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한편, 상하이와하하음용수유한공사는 ‘와하하’라는 이름 없이도 독자 생존을 위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브랜드 ‘후샤오와’는 기존 4종의 정규 생수 외에도 2종의 일회용 생수를 포함해 총 6종으로 구성되며, 이미 상하이 일부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지난해 1억 2천만 위안(약 23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상하이 생수 시장 상위권을 차지했고, 20년 넘게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브랜드 전환의 성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