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등 이중용도 물품의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밝힌 이후 실제 일본 기업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 심사를 중단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관찰자망(观察者网)은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를 인용해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일본의 반도체 제조업체, 자동차 제조업체, 방위산업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중국 상무부는 6일 공고를 통해 일본을 상대로 이중용도(군사·민간)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하면서 일본의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는 모든 물자 기반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일본 기업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 허가 심사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관계자는 이번 수출 제한 조치가 일본의 방위사업체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번 희토류 수출 통제는 일본 제조업체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전자·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일본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의존을 벗어나기 위해 주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매우 높은 상황이다.
같은 날 일본 ‘닛케아 아시아’도 중국의 보복 조치 강도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일본산 사케, 식품의 대중국 수출도 통관 과정에서 차질을 빚으며 관련 승인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중국 다수 항구에서 일본 식품이 수출 통관 지연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항구에서는 일본산 사케의 통관 소요 시간이 평상시보다 2배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2024년 일본 사케 최대 수입국으로, 수입액이 약 5억 위안에 달한다.
UBS증권 애널리스트는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희토류가 무역 제한 범위에 포함되는 경우, 영향이 미치는 범위는 더욱 광범위해질 것”이라면서 “현재 주식시장은 관련 충격이 자동차, 운송장비, 전자·전기, 정밀기기, 기계 제조 등 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평가에 따르면, 전기차 구동 모터용 네오디뮴 자석의 디스프로슘과 터븀 등 중희토류는 사실상 전부를 중국 공급에 의존하고 있어 수출이 제한될 경우, 일본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령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3개월 제한할 경우, 약 6600억 엔(6조 1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연간 명목상·실질 GDP를 각각 0.11% 끌어내리는 수준이다. 수출 제한 조치가 1년간 계속될 경우, 손실액은 2조 6000억 엔(24조 910억원)에 달해 연간 GDP가 0.4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도 중국의 이번 조치가 일본의 핵심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2010년 이후 희토류 공급망 다원화를 추진해오고 있으나, 현재 희토류 수입의 약 60%는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일본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모터용 자석에 사용되는 중희토류는 사실상 중국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양국 분쟁의 근원은 지난해 11월 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타이완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서 비롯됐다. 해당 발언 이후 중국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리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 다수 회의 및 양국 문화 교류 행사를 전면 취소하는 등 보복 조치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