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자동차 시장이 새로운 경쟁에 돌입했다. 가격이 아닌 ‘금융’이다.
3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테슬라, 샤오미를 시작으로 NIO, BYD, 지리, 동펑, 닛산 등 20곳이 넘는 자동차 브랜드가 7년 초장기 저리 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일부 업체는 8년짜리 상품까지 내놓았다. 금리는 연 2.5~5% 수준이다.
2026년의 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새해부터 이미 가격에서 금융 서비스로 옮겨갔다. 그 중심에는 전기차 대표 브랜드들이 있다. 테슬라의 경우 3월 말까지 모델3, 모델Y 전 차종에 대해 7년 초저리, 5년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모델3는 선납금 7만 9900위안부터 월 납입금은 1900위안대까지 낮출 수 있다.
NIO의 경우 배터리 임대 서비스(BaaS)와 장기 금융을 결합해 초기 구매 비용을 더 낮췄고 BYD 해양 시리즈는 ‘7년 저리’ 정책을 통해 일일 납입금 29위안 수준까지 제시했다. 동펑닛산은 선납 0%, 8년 초장기 저리 상품까지 내놓으며 경쟁에 가세했고 비야디, 샤오미, 지리 자동차, 리샹자동차 등도 줄줄이 장기 저리 대출 상품을 내 놓았다.
이제 7년 할부는 일부 브랜드의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사실상 업계 표준이 되어버렸다.
다만 눈여겨볼 대목은 7년 초장기 저리 상품의 공급 주체다. 자동차 업체가 내놓은 장기 대출 상품은 거의 예외 없이 자체 금융리스사나 제3자 금융기관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전통적인 은행은 사실상 빠져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자가용 내연기관차는 대출 비율이 최대 80%, 신에너지차는 최대 85% 수준이고 대출 기간도 5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제가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은행 대출의 경우 자동차는 구매자 소유고 은행은 저당권자일 뿐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대출 부실 위험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리스 방식은 차량 소유권이 100% 금융리스 회사 명의로 등록되며 소비자는 사용권만 갖게 되어 계약 기간이 길어도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민간 정책연구기관인 판구즈쿠(盘古智库)의 장한(江瀚) 선임 연구원은 “7년짜리 자동차 대출의 핵심은 대출 기간을 늘려 월 납입 부담을 낮추는데 있다”며 “사실상 구매 문턱을 낮춰 예산이 부족하거나 일시불 결제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더 빨리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는 1970년~1980년대 미국의 포드와 GM 자동차 대기업들이 단순 가격 인하 대신 금융 수단을 활용한 판촉 전략을 본격화한 것과 닮아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