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의 대표 보석 기업 주대복(周大福, Chow Tai Fook) 그룹이 중국 본토 시장에서 초고가 럭셔리 제품을 선보이며 고액 자산가 공략에 나섰다.
주대복은 최근 공식 웨이보를 통해 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에어팟(AirPods) 케이스를 포함한 신제품 라인을 공개했다. 이 제품의 가격은 무려 78만8800위안(약 1억7000만 원)에 달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해당 에어팟 케이스는 약 350g의 금으로 제작된 단일 제품으로, 지난 2월 상하이 매장에서 실제 판매가 이뤄졌다. 회사 측은 맞춤 제작도 가능하며, 가격은 금 시세에 따라 달라지고 제작 기간은 약 2~3개월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이 삽입된 헤어핀 등 액세서리도 함께 공개됐으며, 해당 제품은 약 0.42g의 금이 포함된 형태로 개당 2080위안에 판매된다.
제품 공개 이후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예술 작품 같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온라인에서는 높은 가격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가난이 나의 상상력을 제한한다”는 댓글을 남기며 화제를 모았다.
주대복은 이번 컬렉션이 중국 내 고액 자산가 시장 확대를 겨냥한 전략적 시도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4.5~5%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초고액 소비층은 경기 변동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다는 판단이다.
주대복의 애니 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중국의 고액 자산가 시장은 여전히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한정판 황금 에어팟 케이스와 같은 독창적 제품은 기능성과 수집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 Global Ratings의 샌디 림 애널리스트 역시 “전체 시장이 둔화되더라도 틈새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며 “모든 제품이 대량 판매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자신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하며, 이에 따라 디자인 요소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초고액 자산가 증가 역시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한다. 후룬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1110명의 억만장자를 보유해 전 세계(4020명) 중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며 미국을 앞섰다. 이는 주식시장 상승과 인공지능 산업 성장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주대복은 럭셔리 브랜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근 데이빗 서(David Tse, 谢鼎鸿)를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이는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데이빗 서는 중국 럭셔리 업계에서 주목받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디자인 총괄)로, 특히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 로컬 럭셔리 기업의 변화를 이끄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품 출시를 두고 중국 소비 시장이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초고가·프리미엄 시장은 여전히 성장 여력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