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98세인 홍콩 최대 부호 리자청(李嘉诚)회장이 또 다시 8조 원대 자산 매각을 추진한다.
6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리자청 일가의 장강허지(长江和记, 이하 ‘장허’)가 자회사 CK Hutchison Group Telecom Holdings Limited가 영국 통신회사 보더폰쓰리(VodafoneThree)지분 전체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약 43억 파운드, 한화로 약 8조 507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성사될 경우 올해 아시아 자본 시장에서 가장 이슈가 될 전망이다.
해당 회사는 원래 장허가 49%, 보더폰이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거래는 보더폰이 자본을 투입해 재무 구조를 재정비한 뒤, 주식 소각 방식으로 장허가 완전히 빠지는 구조다. 보더폰쓰리는 영국 통신 시장 주요 사업자로 28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대형 사업자다. 그러나 최신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억 3000만 파운드(약 2572억 31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하며 실적이 부진한 상태다.
장허 측은 이번 거래로 약 47억 홍콩달러 수준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종 금액은 환율과 거래 비용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지분 매각의 원인으로는 “매력적인 평가 시점에 투자 자산을 현금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확보한 자금은 재무 안전성 강화, 신규 투자금 확보, 운영 자금 관리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장허의 대규모 자산 매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에만 영국 철도 차량 리스 사업, 영국 전력망 UK Power Networks 지분 100% 등을 잇달아 매각하며 자산을 정리했다. 특히 전력망 매각은 1100억 홍콩달러(약 20조 4622억 원) 규모로 유럽 공공 인프라 거래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규모였다. 이번 통신 자산 매각까지 더해지면서, 장허 그룹은 단기간에 영국 내 핵심 인프라와 통신 분야에서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회수한 셈이다.
이번 자산 재편의 중심에는 여전히 리자청이 있었다. 2026년 포브스 홍콩 부호 순위에서 약 451억 달러 자산으로 1위를 유지하며 2위와 격차를 벌렸다. 장허 그룹은 항만, 유통, 인프라, 통신 등 4개의 축을 기반으로 50개국 이상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리자청은 여전히 주요 투자 판단을 직접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이 정점에 가까운 자산은 과감히 정리하고 현금 흐름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