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지리 자동차가 미국 포드와 스페인 발렌시아 알무사페스 공장의 ‘바디3’ 조립 라인 인수 협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은 스페인 자동차 전문 매체 라 트리부나 데 아우토모시온(La Tribuna de Automoción)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리는 해당 생산라인을 이용해 글로벌 지능형 신에너지 아키텍처(GEA) 기반의 신에너지 자동차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내부 코드명 ‘135’ 차량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전기 세 버전이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GEA 아키텍처는 지리 갤럭시 A7, E5 등 여러 인기 모델에 탑재되어 있다.
이번 협력이 성사되면 발렌시아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기존 30만 대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 직원 4000여 명의 고용 확보는 물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로 여겨진다. 포드는 지리의 GEA 플랫폼을 기반으로 협력 모델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유럽 시장의 소형 SUV 퓨마(Puma)를 잇는 차세대 모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지리가 유럽의 관세 압박의 돌파구로 포드의 유럽 공장에서 현지 시장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라는 매체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당시 포드는 “우리는 여러 회사아 다양한 주제로 논의를 진행한다”며 “이 논의는 결실을 맺을 때도 있지만, 맺지 못할 때도 있으며 현재로서는 최종 확정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지리와 포드가 손을 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3월 지리는 포드로부터 18억 달러(2조 6130억원)에 볼보를 인수하며 중국 자동차 기업의 유럽·미국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인수에 물꼬를 텄다.
수년이 지난 오늘날, 두 기업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공수’ 위치가 바뀌는 상황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포드의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439만 5000대로 전년 대비 2% 감소하며 처음으로 비야디(BYD, 460만 2000대)에 밀려 글로벌 자동차 기업 상위 5위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반면, 같은 기간 지리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26% 급증, 처음으로 400만 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지리가 볼보 인수를 시작으로 프로톤, 로터스 인수에 이어 스마트 심층 협력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자본을 확장하면서, 해외 자동차 기업들 사이에서 글로벌 통합에 가장 탁월하고 기술 및 공급망 수출 능력이 가장 뛰어난 중국 자동차 기업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지리와 포드의 협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 권력 구도가 변화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재 다수 중국 자동차 기업이 유럽 공장 설립, 합작 생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링파오 자동차의 경우, 스텔란티스의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고, 광저우 자동차 그룹과 샤오펑 자동차도 마그나의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생산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자동차 기업이 제품 수출에서 현지화 협력으로 전환해 ‘남의 배를 빌려 바다로 나아가는(借船出海)’ 방식으로 무역 장벽을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협력사의 현지 자원을 활용해 낮은 비용으로 빠른 확장을 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중국 기술 표준의 국제화 과정을 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유재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