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수년간 치열한 저가 ‘가격 전쟁’을 벌여 온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섰다.
14일 북경일보(北京日报)에 따르면, 최근 BYD를 필두로 여러 신에너지 자동차 기업이 일부 모델의 가격일 인상하거나 보조금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등 가격 조정 신호를 내보이고 있다.
베이징의 한 니오(蔚来) 매장 직원은 “현재 매장 내 주력 모델 정가는 변동이 없지만, 기존 1만 위안(220만원) 규모의 즉시 할인 혜택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어 차량 구매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BYD 매장 관계자는 “최근 일부 특수 옵션이 적용된 모델에 한해 가격이 인상됐으나, 기본형 모델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전기차 시장 전반을 휩쓸었던 ‘가격 전쟁’의 빠른 양상과는 달리, 이번 가격 인상은 신중하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일부 모델을 중심으로 한 소폭 조정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전 품목에 걸친 대규모 가격 인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최근 신에너지 자동차 업체 10여 곳이 가격 조정, 혜택 축소, 2분기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BYD의 경우, 산하 일부 모델의 자율주행 옵션 가격을 2000위안(44만원) 인상했고, 창안 치위안(启源) 스마트 레이저 버전 가격도 3000위안(66만원) 상향 조정됐다.
샤오미의 경우, 신형 모델인 SU7 모든 시리즈 가격을 4000위안(88만원) 인상했고, 니오, 샤오펑은 2분기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테슬라, 지커, 아바타 등은 차량 구매 시 적용되었던 무이자 할부 정책을 축소하며 실질적인 구매 비용 상승을 예고했다.
자동차 업계의 가격 인상 흐름은 공급망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수년간 이어진 치열한 ‘가격 전쟁’으로 신에너지 자동차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축소된 영향도 크다. 실제 올해 1~2월 자동차 업계의 이익률은 2.9%로 제조업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전체 원가에서 30~50% 비중을 차지하며 신에너지 자동차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동력 배터리의 원자재 가격은 완성차 제조 비용과 직결된다. 데이터에 따르면, 배터리용 탄산리튬 현물 가격은 지난해 7월 톤당 7만 5000위안에서 최근 20만 위안까지 급등하며 자동차 제조업체에 큰 압박을 주고 있다.
이 밖에 차량용 반도체와 메모리 설비 등 스마트 부품 가격이 크게 오른 점도 가격 인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공급망 원가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올해 들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내수 시장 환경까지 겹쳐 신에너지 자동차 업계가 가격 인상과 판매량 유지라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자동차산업협회는 “이번 가격 조정은 원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신에너지차 기업의 피동적 조치”라며 “이는 업계가 내수 시장의 제살깎아먹기식 과열 전쟁과 이별을 고하고 높은 품질의 가치 경쟁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재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