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바바가 산하 인공지능(AI) 모델 큐원(千问, Qwen)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淘宝)를 전격 연동시켰다. 이로써 사용자는 앱 전환 없이 큐원과의 대화 중 타오바오의 모든 상품을 검색, 구매,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됐다.
17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에 따르면, 큐원과 타오바오가 지난 11일 전면 연동되면서 새로운 AI 쇼핑 시대를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이 끼워졌다. 이는 업계 최초로 글로벌 초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정상급 거대 언어 모델(LLM)이 전면 연동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에 따라 큐원은 사용자를 위한 타오바오 상품 추천부터 주문, 결제, 물류 배송, 사후 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자체 앱 내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타오바오도 앱 내 네이티브 AI 쇼핑 가이드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의 쇼핑 고민에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타오바오가 적잖은 ‘양보’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거래와 트래픽의 주도권을 수중에 꽉 움켜쥐고 있던 타오바오가 이번 연동으로 큐원에 거래 프로세스를 넘겨준 것은 물론 타오바오 비서의 상품 검색 로직까지 큐원에 맞춰 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허마, 가오더, 페이주, 어러머, 알리페이 등 수많은 알리바바 계열사도 타오바오 생태계에 진입, 트래픽 지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입구 개방, 단방향 신규 트래픽 유도 차원으로 형제 사업에 타오바오의 방대한 사용자를 ‘수혈’하는 데 머물러 있었다.
이번 연동으로 타오바오는 수억 개에 달하는 상품 데이터베이스(DB)와 거래 및 결제 시스템을 큐원에 개방하는 것은 물론 트래픽의 분배 권한까지 큐원의 손에 넘겨줬다.
기존 타오바오의 검색 결과는 사용자의 검색 의도, 알고리즘 추천, 광고주 유료 입찰의 결과물로 이중 키워드 입찰 가격을 주축으로 삼는 광고 수입은 타오톈(淘天) 전체 이익의 70%를 차지했다.
이 같은 광고 및 스폰서십의 상업화 규칙은 큐원 내 상품 검색 로직에서는 철저히 배제된다. 타오바오가 생존 기반으로 삼아온 ‘트래픽 수익화’ 구조를 AI 쇼핑 시나리오에서 잠시 내려놓은 셈이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타오바오가 ‘목숨 반쪽’을 큐원에 넘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검색 트래픽 분배 권한까지 넘기며 AI 전환에 사활을 거는 타오바오의 행보는 매우 파격적으로 평가된다. 실제 더우인(抖音)은 지금까지도 자사 AI 모델인 더우바오(豆包)에 진입로를 내어주지 않았고, 텐센트 산하 AI인 위안바오(元宝)에서도 위챗 콘텐츠를 열람할 수 없으며 위챗 역시 위안바오를 에이전트로 끌어들이지 않고 있다.
다만 AI 커머스에 벤치마킹할 만한 성숙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 알리바바의 ‘자기 혁명’ 효과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앞서 챗GPT 즉시 결제를 선보였던 오픈AI는 얼마 지나지 않아 거래 폐쇄루프를 철수했고, 구글과 쇼피파이 등도 AI 쇼핑 가이드를 선보였으나, 도구 차원에 머물렀을 뿐 유의미한 규모를 성장하지는 못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