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가정의 손으로 담근 60kg 김치, 상하이에서 만난 한국의 겨울


상하이에 사는 한중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다니는 ‘다누리 한글학교’에서 특별한 겨울 행사가 열렸다. 바로 한국의 전통 문화인 김장을 직접 해보는 체험 활동이었다. 나는 다누리 한글학교에서 유치부 보조교사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며, 이번 김장 행사에도 봉사자로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중 다문화 가정 약 60가구가 참여했고, 아이들과 가족들은 함께 힘을 모아 60kg의 김치를 담갔다.
다누리 한글학교는 2022년 8월에 설립된 비영리 교육 기관으로, 다문화 가정과 재외동포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글과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2023년에는 주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인증을 받아 정식 재외교육기관으로 등록되었다. 학교에는 세종반, 정음반, 대왕반, 훈민반, 으뜸반, 초롱반, 가람반 등 여러 반이 있으며,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한글을 배우고 있다.

김장 체험 활동은 학기말을 맞아 진행된 행사로, 중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에게 한국의 겨울 문화를 직접 느끼게 해 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아이들은 배추를 씻고 양념을 바르며 김장을 체험했다. 처음에는 김치 냄새가 낯설다며 조심스러워하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자 점점 웃으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나는 아이들 옆에서 김장 과정을 하나씩 설명해 주고,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번 김장 체험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활동이 아니라, 한국인의 생활 방식과 문화를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특히 김치를 둘러싼 한중 간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김치는 한국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들어 먹어온 고유한 음식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이 김치는 우리가 만든 거예요”라고 말하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이 체험의 의미를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김장 행사 외에도 나는 평소 유치부 수업에서 학습 보조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 활동은 오전 9시부터 12시 20분까지 진행되었고, 나는 세종반, 정음반, 대왕반의 5살에서 8살 사이 아이들 수업을 중심으로 보조 역할을 맡았다.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 글자를 읽고 쓰는 활동을 함께했고, 필요할 때는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또한 화장실 이동 시 아이들을 인솔하고, 간식 시간에는 간식을 나누어 주며 교실 정리를 도왔다.
유치부 수업 시간에는 아이들끼리 다투거나 집중하지 못하고 교실을 돌아다니는 경우도 많았다. 봉사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수업 진행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고 기다려 주며 설명해 주자, 다시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기다려 주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게 되었다.
이번 김장 체험 봉사 활동은 한중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다문화 사회 속에서 소통과 배려의 가치를 배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김장을 하며 웃고 이야기했던 순간들은 오래 기억에 남을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장하준(상해한국학교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