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에도 눈발이 날리는 겨울날에 쌓인 눈이 보고 싶어서 안지 장리촌(章里村)으로 겨울 산행을 갔다. 안지(安吉)는 푸르른 대나무숲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어서 겨울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지만, 정상에는 눈이 있다고 해서 행복한 기대감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 여정은 안지 장리촌에서 시작해서 장리옛길(章里古道)을 지나서 하늘로 올라가는 길이라고 하는 일선천(一线天)을 따라 올라가서 황금산(黄金山) 정상을 거쳐 진자완(金家湾)을 돌아서 대나무 숲길로 내려오는 코스이다.
장리촌 옛길(章里古道)

장리촌의 등산로 입구는 계곡물이 멋지게 흘러가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대나무 숲길로 겨울의 느낌을 전혀 찾을 수 없는 푸르름이 가득하고, 대나무 사이로 사각거리며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이 즐거움을 주었다. 대나무 숲을 지나서 올라가면 고산촌이 나오는데, 이곳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양지바른 마을로 흐르는 개울가에는 돌미나리가 자라고, 길가에는 달래와 냉이가 지천으로 자생하고 있었다. 벌써 봄이 온듯한 부드러운 바람결에 매화꽃은 곧 피어날 듯이 꽃망울이 커져가고 있었다.
황금산(黄金山)


금광이라도 있어서 산이름이 붙은 걸까? 황금산은 경사가 심해서 걷기에 힘이 들고 인적이 드물어서 바람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면서 극기훈련 하듯이 올라가야 한다. 대나무 산을 몇 개 넘어야 울창한 나무들과 진달래가 가득한 산이 나온다. 진달래가 활짝 핀 봄날의 산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멋진 곳이다. 황금산 정상에 올라가면 눈이 쌓인 설산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올라갔는데, 응달에 만 눈이 있었다. ‘겨울산은 얼마나 추울까?’ 북풍이 몰아치는 엄동설한을 상상하기 쉽지만 안지의 산은 북쪽만 바람이 불고 눈도 쌓여 있고, 대부분은 양지바르고 따뜻하고 평화롭다. 한겨울에도 양지바른 곳에는 바람도 없고 따뜻해서 온갖 산나물이 자라고 있어서 신기했다.
산행의 즐거움


첩첩산중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산과 산이 끝없이 이어지고,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서 흩어졌다가 모여드는 구름의 모습은 언제나 감동 그 자체이다. 하지만 산정상까지 오르는 여정은 만만치가 않았다. 미끄러지기 쉬운 북쪽의 빙판길과 질척거리는 남쪽의 흙 길은 대조를 이루며 산행하는 사람의 발길을 잡았다. 아, 이런 식으로 계속 가야 하나? 조심 또 조심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걷는 길은 만감이 교차한다. 산을 오르면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정상에 가봐야 눈이 쌓인 설경을 볼 수 없으니 그만 돌아가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힘내서 조금만 더 가면 정말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고 격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두 종류의 반응은 정상에 올라봐야 이해할 수 있다. 오로지 눈을 보기 위해서 온 사람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자연이 좋아서 온 사람은 첩첩산중의 황홀한 풍경에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게 된다.
겨울 산행의 아름다움



‘겨울에도 산행을 하세요?’라고 묻는 사람이 종종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는데 어떻게 겨울산을 빼놓을 수 있어요. 삶에서 느끼는 희노애락을 느끼고 싶으면 겨울 산행을 하세요. 정상에 올랐을때 느껴지는 짜릿함은 경험하지 않고는 절대로 알 수 없다. 겨울산의 모습은 너무 다양해서 예측불가이고, 산행하면서 느끼는 감정도 다양해서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남쪽 양지바른 곳에서 새 생명이 꿈틀대며 싹을 틔우는 모습은 황홀하고, 북풍이 몰아치는 마지막 능선은 포기할 수 없는 도전이고, 정상에 올랐을 때 확 트인 시야는 이전에는 알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경이롭게 바라보게 만들어 준다.
안지 장리촌 옛길(安吉章里古道) 가는 방법
상하이남역(上海南站)에서 7시 45분에 출발해서 안지역(安吉站)에 8시 51분에 도착했다. 9시에 출발하는 218번를 타고 종점인 청시(城西)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인 장리촌까지 갔다.
• 상하이남역-안지역: 1시간 06분 소요
• 기차요금: 101元
• 버스요금: 2元
• 택시요금: 95元
• 입장료: 무료
• 湖州市安吉章里村古道



글·사진·그림_ 정은희
상하이산악회 단체방을 운영하며 매주 상하이 인근 산행을 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상하이리포터, 한국컬러앤드패션트렌드센터(CFT) 패션애널리스트, 상하이 <좋은아침> 기자로 활동했다. (wechat ID golomb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