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은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를 뽑기 위한 당내 경선에서 주사파 계열 구당권파가 저지른 유령투표·대리투표·무더기투표 등 선거 부정 논란이 한 달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이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12일 소집된 당 중앙위원회는 구당권파 지령을 받은 행동대원들이 의장단을 점거해 무산됐다. 20대 여성 대원이 머리끄덩이를 낚아챈 공동대표 중 한 명은 디스크 수술까지 받았다. 당 중앙위는 인터넷 회의를 열어 경선을 거쳐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 전원의 사퇴를 결정했지만 구당권파 핵심인 2번 이석기, 3번 김재연 의원은 이 결정을 깔아뭉개고 있다.
진보당 내 신·구당권파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구당권파가 북 노선을 추종해 온 주사파 행적도 하나둘 불거졌지만, 신당권파는 이 문제를 피해 갔다. 주사파가 장악해 온 진보당 체질과 정서로 미뤄볼 때 이런 이념 논쟁이 29일 전당대회에서 신당권파가 당권을 차지하는 데 보탬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마당에 이석기 의원은 지난 15일 그동안 자신이 피해 다녔던 기자들과 만나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든지 “종북(從北)보다 종미(從美)가 더 문제” 같은 문제 발언을 해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 의원은 이런 발언이 일반 국민에겐 분노를 불러일으키겠지만, 진보당 지지층을 결집해 구당권파가 당을 다시 장악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을 끝낸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운영하는 선거 홍보 대행사는 진보 교육감 후보들의 대행 업무 비용을 부풀려 선거 보전금 2억원을 더 타낸 혐의를 받고 있고, 다른 진보당 후보와 했던 비슷한 거래도 불거지고 있다. 이 의원은 민주주의 기본 질서인 참정권을 짓밟는 선거 부정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정당의 의사 결정을 집단적인 폭력을 동원해 방해했으며, 회계 부정으로 국고(國庫)를 횡령했다.
그러나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이 의원이 주사파가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왔던 색깔 공세를 스스로 들고 나와 자신의 실정법 위반 행위를 물 타려 한다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얄팍한 수작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