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tter Donkey(凡几)
범기(凡几)의 두 번째 오프라인 카페는 샹양난루(襄阳南路)의 평범한 흰 건물 속에 조용히 자리 잡았다. 2층짜리 경사진 지붕을 얹은 채, 스쳐 지나가도 모를듯한 외관. 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오픈과 동시에 SNS 피드를 장악한 이곳. 단순히 ‘예쁜 카페’를 넘어,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과 감각을 완벽히 구현해낸 공간이다.
범기라는 이름은 낯설 수 있지만, 이미 다양한 마켓 운영 경험을 통해 MZ세대의 취향을 누구보다 정확히 읽어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음료 설명 카드’. 이미 인쇄된 종이를 건네는 대신, 손님이 원하는 키워드를 직접 고르면, 바리스타가 도장을 하나하나 찍어 나만의 카드로 완성해준다. 설명 그 자체가 ‘경험’이 되는 방식. 이 작은 디테일이 커다란 감정의 반응을 일으킨다. 시그니처 메뉴인 ‘拥抱桔子树’는 이름부터 시적이다. 에티오피아 콜드브루에 오렌지, 금귤, 레몬, 시더 리큐어가 섬세하게 어우러진다.
∙ 徐汇区襄阳南路272号
∙ 영업시간: 10:30-18:30




산량커피 山粮咖啡
광동성 산웨이에서 시작된 산량커피(山粮咖啡)는 중국산 커피의 무대가 윈난만이 아님을 증명한다. 하이펑현 자가 농장에서 직접 원두를 재배하고 수확해, 로스팅부터 매장 사용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내는 드문 형태. 말 그대로 자급자족 커피다. 첫 방문이라면 ‘산도우쉰웨이(三豆寻味)’ 세트를 추천한다. 한 잔 90위안인 ‘그린탑 게이샤(绿顶瑰夏)’도 이 세트로 맛볼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 원두는 향을 맡아 직접 고를 수 있고, ‘키핑’도 가능하다. 마음에 든 원두를 매장에 맡기면 이후 방문 시 핸드드립 비용 10위안만 내고 내 원두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원두와 교감하는 진짜 커피 공간이다.
∙ 黄浦区陕西南路203号
∙ 영업시간: 9:30-20:00


산리팡 Mahlkönig | (m)³三立方, 글로벌 최초 Dirty 전문점
상하이 로컬 크리에이티브 커피 브랜드 산리팡(三立方)이 독일 100년 전통의 그라인더 전문 브랜드 말코닉(Mahlkönig)과 손잡고, 용캉루(永康路) ‘커피 거리’에 더티(Dirty) 전문점을 열었다. 원두의 선택과 로스팅은 산리팡이, 분쇄는 말코닉의 밀리미터 단위 정밀 그라인더가 맡는다.
이곳의 진짜 시그니처는 모든 더티 커피가 영하 86도로 냉각된 전용 잔에 담겨 나온다는 점. 잔과 닿는 순간 고소한 오일 향이 잠기고, 차가운 잔은 얼음의 녹는 속도를 늦춰 ‘황금빛 레이어’를 15초 이상 유지시킨다. 집요함이 느껴지는 디테일이다. 수제 밀크는 세 가지. 매일 직접 끓이는 시나몬 밀크, 바닐라빈을 넣어 만든 바닐라 밀크, 그리고 현장에서 블렌딩하는 럼 밀크다. 한 모금을 들이키면 묵직한 로스팅 향이 퍼지고, 곧이어 차갑고 달콤한 우유가 뒤따르며 선명한 층위를 만들어낸다. 예상 밖의 조화가 인상 깊다.
∙ 徐汇区永康路58号
∙ 영업시간: 9:00-20:00



Always Coffee Roaster
상하이 로컬 스페셜티 로스터 브랜드 올웨이즈 커피 로스터(Always Coffee Roaster)가 마침내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업계 인맥이 넓은 오너 덕분에, 오픈 이후 여러 챔피언 바리스타들이 게스트로 참여해 메뉴를 선보였고, 실제 ‘챔피언 레시피’를 그대로 구현하기도 했다. 커피 애호가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가장 큰 강점은 로스팅. 해리포터 팬인 오너가 직접 개발한 첫 시그니처 블렌드는 ‘스네이프 교수(斯内普教授)’라는 이름을 달았고, 뜻밖의 반응을 얻어 해리포터 테마 카페로 오해받기도 했다. 이에 착안해 ‘스네이프 교수 원두, 세 가지 방식으로 즐기기’라는 콘셉트 메뉴가 등장했다. 초콜릿 풍미에 은은한 산미가 감도는 이 원두는, 데일리 커피로도 부담 없는 균형 잡힌 맛을 지녔다. 경매 원두, 수상 원두, 희귀 소량 원두까지 오너의 원두 수집력은 메뉴의 개성을 더하고, 시즌마다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핸드드립 블라인드 박스는 마시고 고르는 재미까지 더한다.
∙ 黄浦区九江路501号106室
∙ 영업시간: 8:30-18:30



Hey Barista
수많은 이들의 ‘정신적 유토피아’였던 헝산허지(衡山和集)가 문을 닫은 자리, 그곳에 전혀 다른 색깔의 카페 헤이 바리스타(Hey Barista)가 들어섰다. 입구의 회전문은 노목수가 손으로 만든 작품으로, 상하이 전체를 통틀어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다. 매장은 총 3층. 1층은 커피 공간, 2층은 이웃 주민들이 기증한 낡은 텔레비전들로 꾸며진 ‘빈티지 TV 월’이 시선을 끈다. 3층은 가끔 전시가 열리는 아늑한 공간으로, 오래된 서점의 잔향이 은은하게 감돈다. 이곳은 오틀리(OATLY)의 첫 브랜드 컬렉션 경험 공간이기도 하다. 라떼는 오틀리 오트밀크와 다양한 원두 조합으로 제공되며, 맛의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다. 챔피언 원두와 수상 원두도 사용되지만 가격은 합리적이라 자주 찾기에도 부담이 없다.
∙ 徐汇区衡⼭路880号
∙ 영업시간: 10:00-18:00



Are Coffee Roasters Living Room
옛 골목길 한켠, 조용히 숨어 있는 미니멀한 커피 거실. 홍보는 하지 않고, 방문하려면 사전 예약이 필요한 불편함도 있지만, 올 사람은 결국 다 찾아왔다. 검은 철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름처럼 정말 친구 집 거실 같은 분위기가 펼쳐진다. 바 테이블에 둘러앉아 바리스타의 핸드드립을 조용히 지켜보거나, 커피 한 잔을 들고 구석에 앉아 만화 ‘도라에몽’을 보며 쉬어갈 수도 있다. 1층에는 작은 중정이 딸려 있어 비록 아담하지만 생기가 느껴진다. 좋은 커피는 일상 속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즐겨야 한다는 철학이 공간 전체에 스며 있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를 넘어 핸드드립 클래스와 원두 판매도 겸하고 있다. 손글씨로 적힌 원두 메뉴판은 수시로 바뀌며, 얼마 전에는 일본 가마쿠라에서 온 바리스타 아키나가 팝업 게스트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하다. 사진 촬영도, 다른 손님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라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는 감각적인 아지트다.
∙ 静安区襄阳北路44弄进门黑色铁门3号(周一店休,需预约17717238300)
∙ 영업시간: 10:00-18:00



후수이 로스터리 沪水焙煎室(徐汇店)
4년간 단수이루(淡水路)에서 ‘장인 정신의 카페’로 자리 잡았던 후수이 로스터리(沪水焙煎室)가 최근 쉬자후이에 새 매장을 열었다. 이번에는 기존 매장의 ‘아침엔 커피, 저녁엔 술(早C晚A)’ 콘셉트를 내려놓고 커피에만 집중하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입구 간판은 선명한 파란색, 사장님이 직접 고른 블루로 통일했다.
실내는 26㎡ 남짓이지만, 천장을 가득 채운 스테인드글라스 덕분에 훨씬 넓고 밝은 인상을 준다. 맞은편 쉬후이 성당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디자인 장치다. 매장 한쪽에는 바리스타들의 ‘꿈의 장난감’이라 불리는 빈티지 레버 머신이 자리한다. 커피에 대한 오너의 애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비다. 오랜 단골들은 새 매장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겼고, 이곳은 여전히 80·90년대생 상하이 젊은이들에게 ‘즐거운 아지트’로 사랑받고 있다.
∙ 徐汇区天钥桥路319号G室
∙ 영업시간: 8:00-18:00(주중), 9:00-19:00(주말)



不急Cafe Shop
커피를 사랑하는 한 사장의 두 번째 도전. 샹양루(襄阳路) 매장이 문을 닫은 지 반년 만에, 단수이루(淡水路)에서 다시 문을 열었다. 그는 여전히 ‘상하이 카페 주인’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듯하다. 입구에 놓인 몽환적인 수조와 그 앞의 자전거는, 가게 이름처럼 ‘서두르지 않음(不急)’의 태도를 상징한다. 사장은 지난 반년 동안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었다고 한다. “이번에도 성공할지 모르지만, 삶의 의미는 결국 경험에 있다.” 시그니처 메뉴 ‘슈다오산(蜀道山)’도 그런 여유를 닮았다. 에티오피아와 콜롬비아 블렌드를 기반으로,·타임·수박 밀크셰이크 풍미가 어우러진다.
∙ 黄浦区淡水路222号
∙ 영업시간: 10:00-19:00



LOOP LAB
상하이에 문을 연 이 카페는, 청두에서 10년을 지낸 신장 출신 형제가 함께 차린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의외로 레트로한 홍콩풍 분위기가 펼쳐진다. 남쪽과 북쪽의 요소가 섞였지만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거친 시멘트 벽과 나무 가구, 둥근 탁자와 의자, 세트로 놓인 오디오까지 공간은 감각적인 무드로 가득하다.
형은 원래 목각 일을 했던 터라, 그의 손길이 닿은 가구들이 매장 곳곳에 놓여 있다. 동생은 7년 경력의 바리스타로, 커피에 대한 집요한 열정을 품고 있다. 기계와 도구가 가득한 작업 공간은 마치 큰 소년의 실험실처럼 보인다.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이다. 에스프레소는 두 가지 원두 중 선택할 수 있고, 핸드드립은 50위안 안팎. 와인 리스트도 갖춰져 있어 취향 따라 고를 수 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거리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곳에서만큼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고마운 기분이 든다.
∙ 静安区新闸路1523号
∙ 영업시간: 10:00-새벽 2:00



WryBrew野歪鲜杯
이곳은 말 그대로 ‘커뮤니티 카페’다.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해 가게 앞엔 여전히 주민들이 이불을 널어두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웃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진다. 하얀 타일 벽에 매직펜으로 적힌 메뉴, 가득한 화분과 귀여운 소품, 대나무 바구니, 시멘트 벽에 그려진 낙서까지 모든 요소가 정겹다.
기본적인 에스프레소 음료 외에도 상큼한 시그니처 메뉴가 많다. 황도 통조림, 매실, 방울토마토를 활용한 음료는 무더운 날씨에 특히 잘 어울린다. 모든 재료는 신선한 식재료로 직접 준비해 완성도가 높고, 비주얼도 만족스럽다. 한쪽엔 설탕, 말차, 코코아 가루 등이 놓여 있어 손님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 黄浦区淮海中路833弄16号人民坊后门
∙ 영업시간: 11:00-16:30
*참고: 상하이와우(Shanghai Wow)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