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이 많고 마음이 복잡할 때, 이것저것 손에 잡히지도 않고 뭘 해야 할지도 딱히 모르겠는데 멍때리는 것조차도 마음이 어지러워 힘들 때, 나는 이 책을 집어 들어 몇 페이지 펼쳐보곤 한다.
“삶은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라고 작가는 첫 장부터 그렇게 말하지만, 가끔은 거기에 음성을 넣는다. “알겠는데, 왜 내가 꼭 이런 거지 같은 경험까지 겪어야 하냐고!!”라고 내뱉는 순간 작가는 바로 답한다.
“마음은 한 개의 해답을 찾으면 금방 천 개의 문제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모두 뛰어난 상상력을 가진 작가다. 마음이 자기와 전쟁을 벌이지 않을 때 완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
이 글을 읽고 나름 상상력 천재라며 말도 안 되는 위로로 나를 인정하며 아이스크림이나 사 먹고 또 해보자며 기운을 낸다.
어느 날엔 가족과 다투다 상처받기도 한다. 그렇게 펼쳐 든 책에서는 “상처가 되는 경험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다”라고 한다. “뭐? 그럼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하며 발끈하다가 “치유는 파도로 온다. 파도는 쓰러뜨리기도 하지만 다시 쳐서 일어나게도 한다”라는 말에 몰아치는 내 마음의 파도가 잔잔해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파도가 치는 상처여도 가족이라는 이름에는 잘 일어서라는 메시지가 더 많을 것이다.
한번은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연속 두 번을 실패해서, 아 난 이젠 일하는 것에도 소질이 없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바닥 끝까지 떨어져 쭈글쭈글해진 마음을 일으켜 책을 펼쳤더니 이런 글이 보인다.
“취미 생활이 아니라면 무슨 일이든 수도사가 되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이 말이 뭐라고 마음의 주름이 조금 펴졌다.
“아, 일을 일로 대하며 취미생활처럼 평가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했다.
이상하다. 마음이 맑을 때는 이런 글들을 보면 “뭐 저런 뻔한 소리를 하면서 책을 냈을까?” 싶은데, 내 마음이 힘에 겨워할 땐 “어떻게 이 어려운 마음을 이렇게 쉽게 표현했을까”라며 울다 웃다 한다. 그래서 작가는 작가인가 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가끔 어떠한 책은 아끼고 아껴서 완독해도 되고, 엄마가 아이의 사진을 보듯이, 꺼내 보고 또 봐도 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한 마디를 소개하려 한다. 힌디어로 ‘킬레가 또 데켕게’라는 격언이 있는데, ‘꽃이 피면 알게 될 것이다(When it flowers, we will see)’라는 뜻이다.
이효영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