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만 톤급 ‘아도라 매직시티’와 함께한 오감 만족 아시아 횡단 여행
1. 제주에서 시작된 설렘, 바다
위 5성급 호텔과의 첫 만남
제주 강정항 크루즈 터미널, 그곳에 정박한 13만 톤급 ‘아도라 매직시티’는
마치 거대한 도시처럼 웅장한 위용을 자랑했다. 공항보다 훨씬 간편한 탑승 절차를 밟았고, 손에 쥔 단 한 장의 카드로 객실 키부터 크루즈 내 모든 결제(홍콩
달러 사용), 그리고 승하선 증명까지 해결되는 편리함에 놀랐다. 배에는
다양한 국적의 승무원들이 상주했으며, 중국어가 능숙하다면 큰 불편함은 없겠지만 영어가 더해지면 훨씬
풍성한 경험과 교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배정받은 6층에 위치한 객실은 기대 이상이었다. 5성급 호텔을 방불케 하는
넓고 쾌적한 시설은 선상 여행에 대한 염려를 다 사라지게 했고, 욕실도 전혀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통창 옆 베란다 문을 열자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졌다. 바다
위 일출과 일몰을 볼 생각에 크루즈 여행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매일 아침 식사를 하고 오면 이미
방 정리는 다 끝나 있고 휴지통은 수시로 비워줄 거냐고 친절히 물어왔다. ‘아도라 매직시티‘ 내부는 중국 건설 크루즈답게 황금색 인테리어, 중국화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와 함께 하얗게 물결이 갈라지던 순간은 여행의 첫 장면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내가 여행 동안 식사를 하게 될 4층 VIP 식당에서는 10층의 일반 식당과 차별화된 다채롭고 풍성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기본으로 중국 5성급 이상의 호텔 뷔페가
매일 메뉴를 일부 변경하여 나왔고, 거기에 더해 매일 달라지는 특별 메뉴와 품격 있는 코스 요리가 창밖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한국인 탑승객을 위한 김치와 고추장이 제공되었고, 아침에는 주문 시 계란후라이가 가능했다. 물론 커피는 따뜻한 커피, 아이스 커피도 주문이 가능했고, 개인 텀블러나 컵을 지참하면 싸갈
수도 있었다.






방에 짐을 푼 후 크루즈 탐색에 나섰다. 농구장, 야외/실내 수영장, 피트니스클럽, 탁구대 등이 갖춰진 오락장 등 다양한 시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야외 곳곳에 배치된 상해에서 익숙하게 보던 동네 체력 단련 시설 같은 운동기구들은 이곳이 중국 크루즈임을 다시금 실감케 했다. 층별로 설치된 자쿠지와 테이블, 의자는 크루즈 모든 곳에서 편히 경치를 감상하고 쉴 공간을 제공했다.




2. 이국의 문화를 탐하다: 일본
후쿠오카 여정
둘째 날 이른 아침, 일본 하카타항에 닻을 내리자 새로운 문화와 풍경이
기다렸다.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하선한 후 기다리던 버스로 이동하며 가이드분께 후쿠오카, 하카타 명칭에 관해 일본과 한국 문화의 차이에 대해 들었다. 세이류
온천에 도착, 점심으로 나온 깔끔한 정식 세트는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회, 샐러드, 장어, 계란찜, 새우, 훈제오리, 계란말이, 밥과 고기, 튀김, 미소된장국까지 완벽한 한 끼였다.



식후 온천문화 체험 전, 가이드로부터 타투한 사람의 입장 불가, 일본 온천 내에서의 유의점을
들으며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따뜻한 김을 피워 올리는 여러 종류의 노천탕에 앉아
듣는 새소리는 자연 속 온전한 힐링을 선물했다.


이후 방문한 다자이후 텐만궁의 붉은 기둥과 고즈넉한
숲길은 일본 신사 특유의 차분하고 정갈한 공기를 전해주었으며, 학문의 신을 모신 곳인 만큼 엄숙하면서도
아름다운 인상을 남겼다. 신사라는 말에 잠시 거부감을 느꼈지만, 가이드의
설명을 통해 신사가 일본의 중요한 문화임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항구 면세점은
일본 상품이 진열된 슈퍼 같은 느낌이어서 살짝 실망스러운 느낌이 있었으나, 한국인 직원이 상주해 있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크루즈에 재승선한 뒤 저녁에는 뮤지컬과 서커스가
어우러진 공연을 관람하고 독일 맥주 축제가 열리는 바와 두 개 층으로 이루어진 면세점을 둘러보았다. 일본
파스로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며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3. 바다 위의 축제, 온전히
즐긴 크루즈에서의 하루
셋째 날은 온전히 바다 위 크루즈에서 보내는 항해의 날이었다. 선상에서
매일 아침 나눠주는 신문과 방송으로 중국 시간에 맞춰 시간을 변경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날 시차의 혼돈 속에 웃음 나는 실수들을 반복했다. 나는 아침 식사 후 이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수영복을 안에 입고 바이올린 공연을 관람하고 요가 수업에 참여한 뒤 야외 수영장이 있는 11층으로
이동했다. 야외 수영장에서는 승객들의 웃음소리가 파도와 함께 울려 퍼졌고, 주변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머플러를 흩날리며 사진 찍기에 열중인 중국인 승객들의 모습이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야외 수영장에 비치된 타월을 몇 장 챙겨 첫날 눈여겨보았던 13층에
위치한 3개 층 높이의 워터슬라이드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워터슬라이드는 두 개의 코스가 다른 재미를 주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여름 크루즈의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크루즈 곳곳에서는 운동, 게임, 체험과
강습, 감상, 퀴즈 대결,
사진 촬영 등 각자의 재미에 심취한 승객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10층의 대인원 식사
공간, 왁자지껄한 마작방과 길게 줄 선 선상 면세점,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러시아인 마술쇼를 관람하며 중국 크루즈임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저녁에는 대극장에서 펼쳐진 ‘마르코 폴로의 사랑‘이라는 화려한 공연은 크루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았다. 바다 위에서
만나는 특별한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후 이어진 칵테일 만들기 체험과 함께하는 ‘가면무도 칵테일 파티‘는 체험비가 아깝지 않았으며, 그 여파를 이어 성인 여자만 참여할 수 있는 ‘레이디 댄스 파티‘는 흥 넘치는 승무원들의 리드 아래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창밖으로
번지는 별빛은 그 흥겨운 시간을 더욱 깊고 낭만적으로 감싸주었다. 선상 매니저들과 승객들이 함께 춤추고
즐기는 모습은 국적을 초월한 활기찬 교류의 장이었다. 다음 날 아침 이른 하선을 위해 VIP 고객들은 자정부터 짐을 방문 앞에 내놓으라는 안내가 있어서인지, 선실로
돌아오는 복도에는 캐리어들이 가득했다. 늦은 밤 선실 베란다에 나가보니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아름답게
비치고 저 멀리 한 척의 크루즈가 불빛을 반짝이는 것을 보며, 저기엔 또 어떤 사람들이 어디를 향해
행복한 항해를 하고 있을까 생각했다.

4. 상하이에서의 마무리, 그리고
바다가 남긴 선물
마지막 날, 수평선과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일출을 눈에 담고 하나둘
보이는 화물선들을 보며 상해에 가까워짐을 실감했다. 이른 아침 상해 일정에 맞춰 식사를 일찍 하고 배가
중국 상해 오송항에 도착, 선실 카드와 여권으로 수속을 마친 뒤 상해 관광을 위해 버스에 올랐다. 우리 뒤로는 많은 중국 승객들이 하선을 하고 또 새로운 승객이 승선하리라. 와이탄의
이국적인 강변 풍경은 처음 상해를 방문한 일행들에게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는 또 다른 감동을 주었고, 예원(豫園)의 정원은 햇살 속에서 고요하고 평화롭게 빛났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예원을 보니 더 재미있었으나, 상해의 습도와
열기에 사람들은 지쳐갔다. 더운 기억으로만 상해를 기억하게 하고 싶지 않아 30분간 주어진 자유시간에 얼른 줄을 서서 샤오롱바오를 사서 일행들에게 선보이니 모두들 너무나 좋아했다. 이른 아침부터 움직인 터라 배고픔이 느껴질 때 먹은 현지 훠궈는 일행들을 대만족시켰고, 나는 마치 내 고향을 소개하는 듯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일행들과 이별의 시간을 가졌다. 필자는 가족이 기다리는 상해에서 하선했지만, 며칠간 같이 행복을 느꼈던 일행들이 다시 배에 올라 제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에 여행의 여운은 더욱 깊어졌다.
크루즈 여행은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일출과 별빛, 그리고 방문했던 도시들의 다채로운 풍경들을 유기적으로 이어주며 여행자를
새로운 감동과 행복으로 이끌어 주었다. ‘크루즈’라는 이
작은 세상에서 적극적으로 찾고 즐길 때마다 펼쳐진 풍경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
한중일 크루즈 여행은 단순히 이국적인 곳을 방문하는 것을 넘어, 아시아 각국의 다채로운 문화와 디자인, 그리고 그 속에서 찾은 새로운 영감을 통해 삶에 오래도록 반짝이는 선물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