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부, 교민사회 어려움 체계적으로 반영할 계획”

[사진=교민언론사와 이임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영준 상하이 총영사]
2023년 2월 6일 상하이에 부임한 김영준 총영사가 이임을 앞두고 상하이 교민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3년여의 임기를 마치는 소회는?
중국 근무는 처음이었다. 사드와 코로나 이후 우리 기업과 한인 사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경제·통상 분야에서 이를 지원하기 위해 발령이 났다고 생각했다. 3년 동안 기업 애로 해소와 진출 기반 마련, 동포 사회 안정에 집중했다. 중국은 위에서 결정이 내려오는 구조였기 때문에 지방정부 지도자들과의 교류가 중요했다.
상하이와 저장, 장쑤, 안후이 등 관할 지역의 40개 도시를 모두 방문해 기업과 동포 사회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현안 해결과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했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장 외교를 통해 기업 지원과 협력 확대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외교부 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 이후 한국 기업들의 투자는 늘었나?
최근 3년간 한국기업 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SK와 삼양 등 일부 대기업의 투자 사례는 있으나, 많은 중소기업은 철수했다. 항저우처럼 전자상거래 발달한 지역에서는 젊은 창업 인력이 유입되는 움직임이 있기는 하다. 미·중 관계와 국제 경제 불확실성이 대규모 투자와 진출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반적으로 기업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최근 변화된 대중 투자 추세는?
과거에는 한국 기업의 노동집약 산업 위주의 중국 투자와 무역 흑자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산업 구조와 기술력 격차가 줄어들며 상황이 달라졌다.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중소기업은 철수하거나 이전하는 추세이고, 기아자동차처럼 글로벌 수출 구조로 전환해 회생한 사례가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다. 또한 이제는 한국의 대중 투자뿐 아니라 2차 전지, 신에너지, 전자상거래 분야 등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도 활발해지며, 양국 간 상호 투자 구조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인 방문자를 위한 알리페이 사용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한 계기는?
친구들이 방문한다는 연락을 받고 24시간 동반할 수 없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방문객들이 개인적으로 디디도 부르고 결제도 해야 하는데 현금은 어렵지 않나. 비자 규제가 풀리기 전에는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과 출장자들이 결제·교통 등 생활 전반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당시 관련 정보가 부족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민 사회에서 실용적인 안내 자료를 제작·공유했다. 한 달 후에는 대사관에서 같은 내용을 공지하기도 했다.
각 부처 파견 영사들의 교민 접촉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있다
중국 기업이나 기관과의 교류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접촉 기회가 많았다. 다만 교민 사회와의 관계에서는 변화가 있었다. 공식 행사 참석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비공식적인 저녁 모임이나 개인적 교류는 크게 줄었다.
근무 시간 외에는 각자의 생활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예를 들면 골프나 술자리 같은 교민 사회와의 연결점도 줄어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며 해외 공관들의 대교민 업무에 대한 변화가 있다면?
대통령은 당초 상하이에서 교민 간담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일정상 베이징에서만 진행됐다. 이로 인해 상하이 교민 사회의 아쉬움이 컸다.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 시마다 교민 간담회를 이어왔고 베이징 간담회에서도 교민들이 솔직하게 애로사항을 전달했고, 대통령은 이를 경청하셨다.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은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정부는 조만간 전 공관을 대상으로 교민 애로사항을 구체적으로 수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필요할 경우 서베이와 전수조사를 통해 교민 사회의 어려움을 체계적으로 반영할 계획으로 예상된다.
임시정부 청사와 매헌 기념관 보존과 운영에 대한 상황은?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는 지난해 36만 명이 방문했으며, 이 중 96%가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임정은 한국과 상하이 관계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임정 청사 주변은 상하이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신천지 지역에 위치해 개발 압력이 크지만, 보존 구역으로 지정돼 상업적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임정 청사 근무자 15명의 인건비 등 운영비는 황포구가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2,400만위안에 달하는 방문객 기부금도 리모델링 등을 대비해 지출 없이 별도 관리되고 있다. 매헌기념관은 입장료 수입이 거의 없어 관리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으며, 향후 방문객 증가와 주변 시설 확충을 통해 운영 기반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상하이 교민 수에 대한 영사관 공식적인 견해는?
2014년 무렵에는 상하이 교민 수가 10만 명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단기·장기 체류자를 모두 포함해 약 2만5000명으로 파악된다. 상하이, 화동지역 전체적으로 약 5만 명 수준이다.
교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계획은?
상하이 교민 사회가 큰 분란이 없이 잘 도와주셔서 임기를 잘 마치게 되어 감사드린다. 재임 기간 중국 각 지역의 공식 방문과 개인 여행을 통해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중국 관료들과 현지인들과의 교류에서 호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됐다. 교민들이 생활하는 지역에 더 관심을 기울이면 비즈니스뿐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귀임 후 퇴직을 앞두고 있지만 중국에서 쌓은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앞으로도 자주 방문할 계획이다. 당장은 풀타임 직업을 갖기보다 중국어와 인공지능(AI) 활용을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고, 이후 새로운 활동을 천천히 모색할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