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에서 막 게재가 시작된 박노해 <걷는 독서> 속 시와 사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감성과 이성의 울림을 든든히 쌓은 힘찬 하루가 펼쳐진다.
한국 방문 중 교보문고에 들러 박노해 시집 검색 중 발견한 그의 첫 자전 수필 <눈물꽃 소년>.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구구절절 삶의 깨우침을 주는 감동으로 덮을 수 없는 마력을 가진 책이었다.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남도 “동강”이라는 작은 마을 풍경이 머릿속에 영화처럼 펼쳐진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써 내려간 필체는 책을 읽는 동안 작가의 낭독을 듣는 듯 생동감 있다.
“아직 피지 않은 모든 것을
이미 품고 있던 그날,
우리의 소년 소녀 시절에’
어릴 적 그와 함께한 가족과 마을 사람들 학교생활 등의 다양한 경험들이 지금의 단단한 시인의 모습으로 성장시켰음을 일깨워 준다.
시인은 말한다. “인류의 가장 중요한 유산은 ‘이야기’이다. 자기 시대를 온몸으로 관통해 온 이야기, 자신만이 살아온 진실한 이야기, 그것이 최고의 유산이다.”
사람에게는 평생을 지속되는 `결정적 시기’가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소년 소녀 시절이다.
“인생 전체를 비추는 가치관과 인생관과 세계관의 틀이 짜이고 신생의 땅에 무언가 비밀스레 새겨지며 길이 나버리는 때 단 한 번뿐이고 단 하나뿐인 자기만의 길을 번쩍, 예감하고 저 광대한 세상으로 걸어 나갈 근원의 힘을 기르는 때, 그때 내 안에 새겨진 내면의 느낌이, 결정적 사건과 불꽃의 만남이, 일생에 걸쳐 나를 밀어간다.”
“많은 이들에게 푸짐하게 먹여야 복 받고 산다” 하시던 외할머니.
어느 집을 방문하던 그 집 아이들 선물을 한아름 들고 입장하셨던 아빠.
40대 초반에 홀로 되어 강인함으로 삼 남매 키우신 엄마.
영어 교과서에 나온 시 “The Road not taken”를 이쁜 필체로 써서 코팅해 책받침으로 만들어 건네주던 나의 친구.
가깝게든 멀게든 내 삶 속에서 함께한 사람들. 그들이 보여주는 삶의 이야기가 어려움 속에서 버텨나갈 수 있는 든든한 원동력이 된다.
작가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앞을 향해 달려 나가는 영원한 소년 소녀가 우리 안에 살아 있다” 고 속삭인다. 그 소년이 우리에게 눈물꽃을 건넨다.
곽진은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