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알리바바 OPEN CLAW 창업가 부트캠프]

[사진= 상하이 GBC 공유 오피스]
국내외 대학 강단에서 재학생들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다소 잔인한 ‘팩트 폭격’으로 강연을 시작하곤 한다. “너희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불친절한 ‘최악의 세대’에 살고 있다.” 청년들의 기대를 꺾으려는 독설이 아니라, 그들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게 하려는 정직한 진단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부의 양극화는 사회적 연대를 해체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들이 선망하는 일자리는 이제 로봇과 AI가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비관론이 아니라, 당면해 있는 실존적 위기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1조 위안의 기회와 지방정부의 파격적 지원
이 불안의 이면에는 거대한 기회의 파도가 있다. 중국 정부는 AI 산업 고도화를 위해 5년간 1조 위안(약 180조 원) 이상의 금융 지원을 발표했다. 수저우는 2028년까지 1,000개의 AI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임대료 면제와 R&D 보조금을 지급하며, 상하이의 ‘모쑤 공간(模速空间)’은 저렴한 컴퓨팅 파워와 알고리즘 등록 지원을 제공한다. 선전시 또한 AI 로봇 스타트업에 특화된 세제 혜택과 매칭 펀드를 운영 중이다. 중요한 것은 이 자금의 흐름을 읽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책 방향에 어떻게 편승시킬지 이해하는 것이다.
빅테크 생태계와 중진공(KOSME)의 지원
생존을 위한 핵심 전략은 빅테크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AI Catalyst Program’은 최대 20만 달러 상당의 크레딧과 ‘통이치엔원’ API 접근권을 제공해 인프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텐센트의 ‘AI Accelerator’와 바이두의 ‘Paddlepaddle’ 플랫폼 역시 기술 파트너십과 마케팅을 지원한다.
여기에 한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KOSME)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상하이 등 거점에서 사무실 임대부터 법률/세무 자문, 법인 설립까지 원스톱으로 돕는다. 이러한 제도들은 거대한 미로 속에서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인간적인 통찰, ‘최고의 개인’으로 거듭나는 길
나는 말한다. “최악의 세대라는 낙인에 굴복하지 마라.” 금리가 낮아지고 집값이 오르는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거시적인 흐름이다. 하지만 그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은 오직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세상이 아무리 AI로 도배되어도 기계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 있다. 그것은 바로 ‘결핍’과 ‘불완전함’에서 오는 인간적인 통찰이다.
중국에서 성공한 소수의 창업가들은 기술 그 자체에 매몰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인간이 무엇을 그리워하는가’에 집중한다. AI가 완벽한 문장을 쓸 때 인간은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편지를 쓰고, 로봇이 정확한 온도로 커피를 내릴 때 인간은 상대의 기분에 맞춰 설탕 한 스푼을 더 넣는 센스를 발휘한다. 이 사소하고 비효율적인 행위들이야말로 AI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강력한 무기다.
대응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오늘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AI가 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 로봇이 이해할 수 없는 유머를 구사하며,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 그것이 바로 ‘최악의 세대’가 ‘최고의 개인’으로 거듭나는 유일한 길이다. 세상은 너희를 ‘최악’이라 부를지 모르지만, 나는 너희를 ‘가장 용감한 세대’라 부르고 싶다. 이 거대한 전환점을 온몸으로 맞서고 있는 너희야말로 진정한 시대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자, 이제 기지개를 켜고 밖으로 나가자. 세상은 여전히 넓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궁무진하니까.

(주)비바 이지원_ 상하이교통대 MBA졸업후 중소벤처기업진흥청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한중 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AI와 로봇이 지배하는 미래 시장에서 인간의 가치를 찾는 창업 전략을 연구 중이다.
상하이저널에 연재되는 AI/IT 분야 칼럼은 2026년 미래 비즈니스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상하이·화동 한국IT기업협의회는 급변하는 중국 IT 기술 트렌드를 분석하고 한국기업과 교민 사회에 실질적인 비즈니스 통찰력을 제공해 한중 기술 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