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숏폼·후기·팬덤 플랫폼의 시대… SNS 화제성과 실제 관람 사이의 간극

[이미지= 중국 주요 SNS 및 콘텐츠 플랫폼 로고(출처: 구글)]
2026년 춘절 영화 시장이 예상 밖의 성적을 기록했다. ‘국가전영국(国家电影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춘절 9일간 누적 흥행 수익은 전년 대비 약 39.5% 급락했다. 역대 최다 상영 횟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는 크게 줄었다. 업계에서는 그 원인 중 하나로 소셜미디어 마케팅 전략의 구조적 한계를 지목하고 있다. SNS에서 아무리 화제를 모아도 관객이 극장을 찾지 않는 현실의 이면에는 플랫폼마다 각기 다른 전파 방식과 수용자 행동 패턴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 주요 소셜미디어인 도우인(抖音)·웨이보(微博)·샤오홍슈(小红书)가 영화 관람 결정 과정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중국 영화 마케팅의 새로운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도우인: 숏폼이 만드는 화제와 그 한계
도우인은 중국 최대 숏폼 동영상 플랫폼으로, 월간 활성 사용자 7억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알고리즘 기반 추천 구조 덕분에 팔로워가 없어도 콘텐츠 품질만으로 수백만 뷰가 가능하다. 올해 춘절에서 ‘비치인생3(飞驰人生3)’ 제작진이 전개한 ‘비치인생 챌린지’ 캠페인은 수천만 사용자를 끌어들이며 폭발적인 참여를 끌어냈고, 영화는 개봉 첫날 흥행 수익 5억 위안을 돌파하며 춘절 1위를 기록했다. ‘한한(韩寒)’ 감독의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이 영화는 도우인 챌린지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작동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사진= 영화 ‘경칩무성(惊蛰无声)’ 도우인 홍보 영상 캡처(출처: 도우인)]
그러나 도우인 마케팅이 항상 흥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춘절 기간 영화 관련 전체 소셜미디어 콘텐츠 노출량은 2,109만 건을 돌파했지만, 이러한 화제는 오프라인 관람 열기로 완전히 전환되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이머우(张艺谋)’ 감독의 ‘경칩무성(惊蛰无声)’ 이다. 본 영화는 도우인에서 관련 ‘해시태그’의 누적 조회수가 약 50.89억 회에 달했지만, 실제 흥행 수익은 8억 6,700만 위안으로, 1위였던 ‘비치인생3(飞驰人生3)’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도우인의 확산 구조가 콘텐츠의 인지도 및 노출 확대에는 효과적이지만, 이러한 관심이 실제 영화 관람으로 전환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숏폼 플랫폼에서의 높은 조회수와 화제성은 실제 흥행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며, 이는 이용자의 소비 맥락이 오락적 소비에 머무르는 경향과 관련된다.
검색보다 공감, 샤오홍슈의 영향력
샤오홍슈는 중국판 인스타그램·핀터레스트로 불리며, 월간 활성 사용자 3억 5,000만 명을 보유한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실사용자들의 진솔한 후기가 중심이 되는 구조 덕분에 매달 약 2억 명이 샤오홍슈를 통해 구매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며, 하루에만 6억 건 이상의 검색이 이루어진다.
영화 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샤오홍슈는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영화 마케팅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샤오홍슈가 춘절 같은 초대형 극장가와 구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샤오홍슈는 한 편의 글이 오랜 시간 서서히 퍼지며 신뢰를 쌓는 ‘롱테일’ 구조를 띤다. 이러한 특성은 즉각적인 관람 수요를 집중적으로 유도해야 하는 상업 영화 시장보다는, 뷰티·패션·생활용품 등 사용 경험 기반의 소비재 영역에서 구매 의사결정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사용자들은 영화를 ‘보기 전’ 정보를 탐색하기보다 ‘관람 후’ 감상을 공유하는 경향이 강해, 실제 관람을 유도하는 선구매 효과보다는 관람 후 입소문 확산에 더 적합한 구조다. 여기에 1·2선 도시 20~30대 여성에 집중된 사용자층은 특정 장르에는 강점이 되지만 전 연령·전 성별을 아우르는 춘절 대작에는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진= 샤오홍슈(小红书) 메인 피드 화면(출처: 구글)]
웨이보: ‘화제성’은 여전하지만… 관람 영향력은 감소
웨이보는 중국의 대표적인 공개형 소셜 네트워크로, 실시간 이슈 토론과 연예인 팬덤 문화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춘절 영화 마케팅에서 웨이보는 공식 발표와 대규모 캠페인의 주요 창구로 기능했다. 중국 시장 조사 기관인 ‘데이터스토리(数说故事, 2026)’의 보고서에 따르면 2월 9일 공식 상영작 발표회 및 사전 판매 개시 시점에 웨이보가 소셜미디어 화제 형성의 중심 역할을 하며 전체 플랫폼 중 가장 활발한 논의와 반응을 끌어냈다.
그러나 웨이보의 영향력은 점차 달라지고 있다. 중국 영화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마오옌 프로(猫眼专业版)’에 따르면 올해 춘절 영화 개봉 후 6일간 웨이보 내 관련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8% 감소했다. 또한 팬덤 층을 대상으로 한 영화 홍보에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스타 게시물이나 홍보 영상을 접하는 행위가 실제 관람 결정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랫폼 시대, 영화 마케팅의 새로운 흐름
세 플랫폼의 정보 전파 구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도우인은 알고리즘 추천 기반으로 콘텐츠 확산에 특화돼 있고, 샤오홍슈는 검색과 신뢰 기반의 구매 결정에 강하며, 웨이보는 공개 네트워크 기반의 화제 형성에 중점을 둔다. 업계 전문가들은 도우인에서 콘텐츠를 발견하고, 샤오홍슈에서 후기를 확인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흐름이 중국 소비자의 일반적인 행동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올해 춘절은 이 흐름이 영화 시장에서 온전히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역대 최다 상영 횟수에도 흥행 수익이 최근 6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SNS 노출량과 실제 관람 결정 사이의 간극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올해는 경쟁작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관객 선택이 분산됐고, 숏폼 드라마(微短剧) 플랫폼이 춘절 기간 앱스토어 오락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영화 외 콘텐츠와의 경쟁도 심화했다.
베이징사범대학교 천강(陈刚) 교수는 “영화 종사자들이 단기 흥행에만 집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객층을 세분화해 각각에 맞는 마케팅과 배급 전략을 펼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중국 Z세대가 영화를 ‘어디서 고르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이제 단 하나의 플랫폼이 아닌, 플랫폼들 사이의 구조 속에 있다. 도우인으로 관심을 유도하고, 샤오홍슈에서 신뢰를 형성하며, 웨이보로 화제를 확산시키는 연계적 흐름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개별 플랫폼의 영향력만으로는 더 이상 영화의 흥행을 결정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결국 영화 마케팅은 플랫폼 단위 전략이 아닌 다층적 플랫폼 결합 전략으로 재편되고 있다.
학생기자 박지원(저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