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8일, 학생들의 하루는 조금 달라진다. 학교 복도 끝에서 누군가 종이 카네이션을 조심스럽게 접고 있으며, 또 누군가는 교실 한쪽에서 편지 봉투에 무언가를 몰래 넣고 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말들이 괜히 머뭇거리게 되고, “고마워요”라는 한마디를 어떻게 전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것은 바로 한국 어버이날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5월 8일, 한국에서는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이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든다.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감사 편지를 쓰고,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이어진다. 평소에는 쑥스러워 잘 하지 못했던 말들이 이 날만큼은 조금 더 쉽게 나오며 감사의 말 한마디가 유독 중요하게 느껴지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 한국의 분위기는 ‘따로’보다는 ‘함께하는 것’에 가깝다. 한국의 어버이날은 부모를 따로 나누지 않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함께 ‘부모님’으로 부르며 한 날에 감사를 전한다. 그래서 이 날은 화려한 행사보다는 조용하더라도 가족과 함께하며 지나가는 시간 자체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중국의 5월 풍경은 조금 다른 방식이다. 부모를 하나로 묶기보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각각 다른 날로 나누어 기념하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기리는 중국 어머니날은 5월 둘째 주 일요일 전후로, 아버지를 위한 중국 아버지날은 6월 셋째 주 일요일에 따로 이어진다.
5월 중순쯤이면 먼저 어머니를 위한 날이 찾아온다. 중국 어머니날이 되면 거리에서는 꽃을 든 사람들이 눈에 띄고, 가족끼리 식사 약속이 잡히기도 한다. 다만 그 방식은 크고 화려하기보다는 조용하고 일상적인 편이다. 연락 하나, 식사 한 끼처럼 부담 없이 부드러운 방식으로 마음을 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한 달 뒤, 6월이 되면 중국 아버지날이 이어진다. 어머니날과 달리 이 날은 더 조용하다. 특별한 행사 없이 지나가기도 하고, 감사 연락이나 가족 식사 정도로 의미를 전하는 경우가 많다. 큰 행사 없이 누군가에게는 그냥 “평범한 일요일”처럼 지나가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히 “고맙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결국 한국과 중국의 부모님께 감사를 전하는 방식은 다르다. 한국은 한 날에 마음을 모으고, 중국은 날을 나눠 차분하게 전한다. 하지만 그 차이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평소에는 쉽게 말하기 어려웠던 마음이, 그날만큼은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카네이션 한 송이든, 꽃 한 다발이든, 혹은 짧은 연락 한 마디이든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평소에는 쉽게 하지 못한 말 하나, 그걸 건네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학생기자 정예림(상해한국학교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