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감옥에 수감돼 고문 피해 등을 겪은 탈북자들과 납북자 가족들이 “김정일의 인권 탄압 행위를 규명해달라”며 한국의 국가인권위에 집단 진정을 내기로 했다.
탈북자 14명과 이모씨 등 납북자 가족 7명은 15일 인권위 북한인권침해신고센터 개소식 직후 김정일을 가해자로 적시한 3건의 진정서를 제출한다.
인권위 북한인권침해신고센터는 이들의 진정이 접수되는 대로 피해자 조사를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차원의 첫 북한 인권 피해자 조사인 셈이다. 북한의 인권 침해 행위를 규명해달라는 진정은 그동안 70여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권위는 대부분 ‘조사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각하했고 기록조차 제대로 남아 있지 않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은 “이번 피해자 조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접수되는 북한 인권 진정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결과를 국내외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 서모(여)씨는 진정서에서 “2002년 중국 공안에 붙들려 북한으로 송환됐을 때 보위부 직원들이 ‘돈을 숨겼는지 보겠다’며 성기에 손을 넣어서 강제로 벌리는 등 성적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
도모씨는 “수감 기간 한쪽 다리로 오래 서 있게 하기, 변기에 코를 박게 하기 같은 다양한 고문에 시달렸다”며 “수도꼭지 위에 올라서는 고문을 받던 중 빈혈로 쓰러진 뒤 허리를 다쳐 육체노동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모(여)씨는 “보위부에 수감된 뒤 2005년 11월 출산했으나, 간수가 아이를 죽이기 위해 엎어놓았고, 이를 말리려다 맞아 이 5개가 빠졌고, 아기는 결국 숨졌다”고 말했다. 1969년 강릉 KAL기 납북사건 때 송환되지 못한 황모씨의 아들 등 납북자 가족 7명도 함께 진정서를 낼 예정이다.
이들은 김정일 한 사람을 가해자로 적시한 이유에 대해 “북한 최고 통치자로 지휘·감독하는 부하들을 통해 범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대표 이헌 변호사는 “당초 김정일 위원장을 상대로 형사 고소나 민사 소송을 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현실적으로 수사나 재판이 이뤄지기 힘들다고 보고 인권위에 진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