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온갖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으면서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 넣었다고 사표를 내는 역사교과서 개발 추진위원이 있었다니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가
교육과학기술부가 새 역사 교과서 마련을 위해 위촉한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위원 20명 가운데
8명이 그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교과부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사 교육과정을 고시하면서 초·중·고 한국사 부문에서 추진위가 제시한 ‘민주주의’ 용어 대신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한 데 따른 항의 표시라고 한다.
집단 항의를 택한 이들은 ‘자유민주주의’를 문제시하고 있다. 어이없는 일이다. 민주주의는 스펙트럼이 넓은 개념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등을 같은 범주의 이데올로기로 해석할 정치학자나 철학자는 없다. 공산주의자들은 인민민주주의,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를 말한다. 자유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개념이다.
대한민국 헌법의 전문, 그리고 제4조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강조한다. 헌법 제8조에서 규정하듯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는 위헌이 된다. 여기서 ‘민주’가 사회민주주의, 인민민주주의를 가리키지 않는다는 것은 헌법과 법률 이전에 기초상식의 문제다. 대한민국은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를 교과서에서 분명히 하자는 게 왜 잘못인가.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이들은 대체 어떤 민주주의를 꿈꾸는 것인지 분명히 털어놓을 필요가 있다.
현행 근현대사 교과서 상당수가 친북 사관으로 물들어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교과서로 역사를 배운 젊은 세대는 6·25 동족상잔의 책임이 북쪽에 있다는 것도 모르고,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운 성장의 역사를 일궈냈다는 것도 모른다. 교과서 왜곡 기술에 그간 직간접으로 관여한 이들이 크게 반성할 대목이다. 그런데도 참회록을 쓰기는커녕 오히려 잘못된 기술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에 발목을 잡고 재를 뿌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역사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짓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