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욱 박사의 예방의학 이야기 62
무단 용량 조절, 몸이 보내는 신호
최근 의료진의 91%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문제는 바로 ‘무단 용량 조절’이다. 비용을 줄이거나 부작용을 피하려는 환자의 ‘생존 전략’처럼 보이지만, 중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몸이 스스로 보내는 경고 신호으로 볼 수 있다.
GLP-1 제제는 위 배출을 늦추고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중의학적으로는 위(胃)의 수납 기능을 억제하고 비위(脾胃)의 기운을 약화시키는, 즉 몸에 강한 부담을 주는 공법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피로감, 오심, 구토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때 환자가 용량을 줄이고 싶어 하는 것은 단순한 의지 문제가 아니라, 비위의 허약(虛弱)과 기의 과도한 소모를 몸이 직감적으로 느끼는 반응일 수 있다.
중의학에서는 비만을 ‘본허표실(本虛標實)’로 본다. 즉, 겉으로는 지방과 담습(痰濕)이 쌓여 있지만(표실), 그 근본 원인은 비위 기능 저하와 정기 부족(본허)에 있다. GLP-1 제제는 표면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허약함을 다루지 못한다. 그 결과 장기적으로는 비위가 더 약해지고, 요요 현상이 생기기 쉽다. 이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본질을 건드리지 못한 예견된 결과이라고 할 수 있다.
획일화된 치료, 체질의 차이를 놓치다
의료진의 78%는 유명인들의 다이어트 성공담이 환자들의 비현실적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결국 “모두에게 같은 약”을 쓰는 현대의 획일적 접근이 가진 한계다.
중의학에서는 비만의 원인을 훨씬 세밀하게 구분한다. 예를 들어
• 담습내정형(비만형)
• 위열습조형(식욕항진형)
• 간울기체형(스트레스형)
• 비신양허형(대사저하형) 등으로 나눈다.
GLP-1 제제는 식욕이 왕성하고 음식 섭취가 과한 ‘위열습조형’에는 비교적 잘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냉체질이거나 소화력이 약한 ‘비신양허형’ 사람에게는 오히려 비위의 양기(陽氣)를 더욱 약화시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결국, 유명인의 경험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들의 체질과 생활습관은 다르기 때문이다. 중의학이 강조하는 맞춤 치료의 지혜는 바로 이런 개인별 차이를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미래는 융합 치료로 간다
중국에서는 이미 중의학과 서양의학이 공존하는 체계이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중의원에서는 체중 조절을 위해 한약(예: 방풍통성산), 침, 부항 등을 함께 활용한다. 이를 통해 비위 기능을 강화하고 담습을 배출하며, 족삼리·풍륭 등의 혈자리를 자극해 신진대사를 돕는다.
이런 점에서 미래의 이상적인 비만 치료는, GLP-1 제제 같은 ‘표실 제거제’과 중의학의 ‘본허 보완법’이 결합된 형태가 될 것이다. 즉, GLP-1로 초기 감량을 이룬 뒤, 중의학적 방법으로 비위를 보강하고 기혈 순환을 개선함으로써 요요를 막고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통합 치료이 필요하다.
또한 약물 복용 중 나타나는 소화 장애나 피로감은 한약이나 침으로 조절할 수 있어, 상호보완적인 치료이 충분히 가능하다.
진정한 목표는 ‘감량’이 아닌 ‘균형’
GLP-1 제제의 등장은 분명 현대 의학이 얻은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그것이 ‘만능 해결사’는 아니다. 우리가 진정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몸의 균형이 어떻게 회복되느냐이다.
현대 의학의 정밀함과 중의학의 전체론적 지혜가 서로의 장단점을 인정하고 협력할 때, 우리는 비만이라는 복잡한 퍼즐을 풀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이다. 약물 오남용에 대한 경계 역시 그 근본에는 “몸은 균형 속에서 회복된다”는 중의학의 오래된 교훈이 자리하고 있다.
황동욱 의학박사(Dr.SP CEO)
– PARKWAY 국제병원 중의과 대표원장
– 구베이 PEACE클리닉 한국부 대표원장
上海古北平和门诊部韩国部代表院长
– 푸동, 푸서 월드패스 국제의료 한국부 대표
– 상하이 호프통증클리닉 통증센터 센터장
– 상하이중의약대학 부속 약양중서의결합병원 침구과 박사
(불면증심리학 전문의)
– (전)중화중의학학회 외치(피부병)학회 위원
– 상하이 청년의사침구학회 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