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28년 간 살면서 투표를 대 여섯 번 했다. 처음 몇 년 간은 하고 싶어도 재외국민은 현지에서 투표할 수 없어 마음만 굴뚝 같았다. 모두의 바람과 노력으로 상하이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소중한 나의 한 표를 행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상하이에서 아이 키우고 살아오면서 한국 정치의 풍경도 먼 발치에서 지켜봤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희망, 노무현 대통령의 열정, 그리고 탄핵과 같은 아픈 역사도 지켜봤다. 28년간 해외에서 살며 느낀 건, 한국의 민주주의는 정말 소중하다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 때는 외환위기 속에서도 세계가 인정하는 민주주의를 이뤘고, 노무현 대통령 때는 ‘참여 정부’로 국민의 목소리가 정치에 닿았다. 하지만 그 뒤로 국회의원 선거마다, 대선 때마다 ‘진영과 이념논리’만 강조되던 때도 있었다. 서로의 가치관을 비난하기 바쁜 정치판에서, 우리 해외 한인들은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대선은 단순한 ‘진영 대결’이 아니라 어떤 대한민국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지 방향을 정하는 선택이다. 특히 우리처럼 해외에서 글로벌하게 자녀를 키운 부모라면, 한국의 미래가 더 희망적이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아이들이 자랑할 수 있는 나라, 경제적으로도 안정되고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만드는 건 매번 치러지는 우리의 투표에서 시작된다.
상하이에서 투표하려면 번거로운 절차를 겪어야 한다. 등록도 복잡하고, 투표소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우리는 매번 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 외국에서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투표라는 방식으로 어떻게 직접민주주의가 이뤄지는지 알게 해야 하고 그런 소중한 권리와 의무를 통해 우리가 직접 미래를 변화시킬 수도 퇴보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재외선거 참여율이 아직 높지 않다는 게 많이 안타깝다. “내 한 표가 뭐를 바꾸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 대선에서 0.7%의 차이로 역사가 바뀌었다. 특히 중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의 삶도 너무나 많이 바뀌었음을 매일 느낀다. 코로나 이후 세계가 달라졌고, 한국도 경제·외교·복지 문제에서 큰 기로에 서 있다. 우리 자녀들이 몇 년 전까지 자랑스러워했던 대한민국을 다시 만들었으면 좋겠다.
상하이의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이 시절, 우리의 한 표가 모이면 반드시 더 좋은 대한민국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부디,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걍걍쉴래(lkseo70@qq.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