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4일부터 서로 부과했던 145%, 125% 상호 관세를 잠정 중단키로 결정하면서 중국 제조업체가 한시적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15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90일 간의 미중 ‘관세 휴전’ 소식에 중국 제조업체들에 주문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업체는 미국 업체로부터 하루 만에 수백만 위안(수억원 상당)에 달하는 주문을 받았고 항공·해운 업계 문의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미국과 중국은 12일 발표한 ‘제네바 미·중 경제무역 회의에 관한 공동성명’에서 각각 91%의 관세 적용을 정지하고 24%의 상호 관세를 90일 동안 잠정 시행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4일 오후 12시 1분(중국 시간)부터 양국은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공식 인하했다.
미·중 제니바 공동성명이 발표된 지 2시간 만에 선전의 한 스피커 수출 무역회사에는 미국 고객의 전화와 이메일이 쏟아졌다. 이들은 출하 일정을 긴밀히 소통하며 그간 관세 문제로 지연된 물량을 성수기가 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보내 달라고 요청해 왔다.
14일 오후 12시(중국 시간)이 되자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나서면서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실제 선전의 한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업체는 이날 오전까지 109.99달러(15만원)에 판매한 접이식 의자 판매 가격을 69.99달러(10만원)으로 조정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플랫폼의 한 판매업체는 “관세 인하 결정이 발표된 12일 밤, 미국 고객은 축하 인사할 경황도 없이 바로 10만 달러(1억 4000만원) 상당 컨테이너 규모의 제품을 주문했다”면서 “미국 고객들은 급하게 추가 주문을 하고 있으며 선박 운송에 한 달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생산을 한 달 안에 완료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판매업체는 관세 인하가 결정된 당일 밤, 미국 고객들로부터 총 100만 위안(2억원) 이상의 수주를 했다고 말했다.
선전시 마이치자(麦祺佳) 가구업체 대표 왕리(王莉)는 “13일 하루에만 총 30만 달러(4억 2000만원)에 달하는 신규 주문 4건을 받았는데, 이는 평소 보름치 수주 총액에 달하는 규모”라면서 “이번 주에만 8개 컨테이너 분량의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90일 동안 주문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대다수 고객이 3~4개월 치 재고를 확보하려 추가 주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쑤저우 베이앙(贝昂) 스마트테크 유한공사의 고동 창업자 장옌(章燕)은 “휴대폰에서 불이 날 지경”이라면서 “미국 고객들이 사실은 우리보다 더 다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폭발에 해상 운임도 급등하고 있다. 윈드(Wind) 데이터에 따르면, 14일 북방 국제 컨테이너 운임 지수(톈진-미국 서부 노선)은 11% 상승했고 국내 선물 시장에서 컨테이너 지수(유럽 노선)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하이 한 운송업체 직원은 “현재 미국행 화물 창고가 매우 부족하며 미중 협상 이후 운임이 컨테이너당 수백 달러 전후로 인상했다”고 말했다. 미국행 컨테이너 통관을 주로 담당하는 선전 물류업체는 “전통 무역업체들이 대거 출하에 나서면서 해상 운송 수요가 급증하고 가격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앞으로 90일 동안의 ‘관세 휴전’ 기간이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물량 확보 전쟁’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