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덴마크 보석 브랜드 판도라(Pandora, 潘多拉)가 중국 시장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15일 발표된 2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판도라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당초 계획했던 50개 매장 폐점을 최대 100개로 확대한다. 현지 판매 직원들에 따르면, 매장 폐점과 함께 대규모 감원도 진행되며, 직원들은 보상금을 받고 다른 지점으로 재배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환구망(环球网)은 전했다.
판도라는 지난 2015년 중국에 진출해 ‘하나의 구슬, 하나의 이야기’라는 슬로건으로 DIY 방식의 구슬과 팔찌의 조합 제품을 앞세워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매장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베이징 왕푸중환(王府中環) 플래그십 스토어는 이미 2021년 철수해 까르티에가 자리를 대신했고, 창잉톈제(长楹天街) 매장은 독립 매장에서 작은 전용 매장으로 축소됐다. 2023년에는 베이징 싼리툰(三里屯) 매장 역시 철수해 패션 브랜드 가니(GANNI)가 입점했다.
실적 부진도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중국 매출은 9600만 덴마크 크로네(약 208억 원)로 2023년 대비 11% 하락했고, 2분기에도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그룹 전체 매출이 3%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은 2019년 9%에서 올해 1% 수준으로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판도라가 중국 사업을 직접 운영하기보다 향후 현지 리테일 업체에 위탁 운영 방식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판도라는 합금·925은·산화지르코니아·에나멜 등을 주로 사용해 가격 대비 보존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많은 소비자들은 “잠시 착용하지 않아도 쉽게 산화돼 검게 변한다”거나 “세척·관리도 불편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중고 거래 시장에서도 인기가 시들하다. 한 중고업체 관계자는 “판도라 제품은 재판매가치가 낮아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면서 “합금·925은 소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하락해 결국 브랜드 프리미엄만 남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판도라의 팔찌 한 개의 회수 가격이 10~30위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수백 위안에 판매되던 제품들이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2000위안 주고 산 판도라 팔찌를 399위안에 내놨지만 팔리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신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