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럭셔리 시장이 2023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침체의 긴 터널을 지나, 마침내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주요 명품 기업과 고급 상업시설의 올해 3분기 실적에서 긍정적인 지표가 잇달아 나타났다.
25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카르티에의 모회사 리치몬트(Richemont)는 올해 3분기 대중화권 매출이 전년 대비 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보수적인 향후 전망을 유지해온 버버리도 칠석(七夕) 시즌 호황에 힘입어 3% 성장을 기록하며 분위기 반전을 이뤘다.
명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기업들도 중국 시장을 별도로 강조했다. 에르메스는 “아시아 전체 성장이 견조하며, 특히 대중화권 시장이 돋보였다”고 밝혔고, LVMH는 핵심 사업부인 패션·가죽 카테고리가 중국 본토에서 3분기 상승 전환했다고 밝혔다.
중국 고급 상업시설에서도 회복 신호가 확인됐다. 타이구(太古) 부동산은 올해 1~3분기 중국 내 모든 리테일 자산 매출이 상반기 대비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정체 또는 하락했던 베이징·청두·광저우 지점도 3분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또 다른 럭셔리 상업시설인 상하이 헝롱광장(恒隆广场)은 11월 중순 열린 개점 기념 행사에서 3일간 매출이 전년 대비 50% 급증했다.
명품업계가 공통적으로 지목한 회복 요인 중 하나는 중국 소비자의 해외 소비는 감소한 반면 본토 소비는 증가한 점이다.
LVMH는 중국 소비자의 본토 소비가 5%~9%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해외 소비는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에서도 회복 흐름이 보인다.
올해 솽스이(双11) 기간 동안 명품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 발렌시아가·버버리·캐나다구스·미우미우 등 다수 브랜드는 높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럭셔리 시장 반등의 핵심 배경으로 중국 금융시장 회복을 꼽는다. 올해 3분기 심천종합주가지수(深证成指)는 29.25% 증가했고, 상하이종합·홍콩 항셍지수도 글로벌 상위권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한 1·2선 도시 중심의 부동산 거래량 회복도 소비 심리를 받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아직은 ‘신중한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LVMH는 “중국 시장의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프라다(Prada) 그룹은 “중국 시장은 플랫폼 단계에 진입했다. 가장 어려운 시기는 지났지만 과거처럼 고성장 시대가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이 규모는 크지만, 소비자는 더욱 성숙해지고, 차별화·독창성·희소성에 대한 요구가 강해졌다”면서 “명품 브랜드들이 과거의 ‘고속 성장 전략’ 대신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신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