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IT 대기업 바이트댄스(字节跳动)가 내년 인공지능(AI)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도뉴스(DoNews)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2026년 자본지출(CAPEX)로 약 1600억 위안(약 33조 7000억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는 올해 AI 인프라에 투입한 1500억 위안을 웃도는 규모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 가운데 약 절반이 첨단 반도체 확보에 사용될 예정이며, AI 모델과 응용 서비스 개발을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의 엔비디아 칩 확보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바이트댄스는 내년 AI 프로세서 구매에만 약 850억 위안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최대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 기업 가운데 하나로,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AI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사는 엔비디아의 H200 AI 칩 2만 대를 테스트 주문 형태로 구매할 계획이며, 대당 가격은 약 2만 달러로 추산한다. 향후 추가 물량을 제한 없이 확보할 수 있을 경우, 2026년 전체 자본 지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바이트댄스는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해외 데이터센터를 임차하고 있다. 이는 중국 외 지역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AI 하드웨어를 합법적으로 활용해 모델을 학습하고,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이러한 데이터센터 임차 비용은 자본 지출이 아닌 운영비(OPEX)로 처리된다.
AI 모델 경쟁력 측면에서는 엇갈린 평가도 나온다. 바이트댄스의 오픈소스 ‘도우바오(豆包)’ 모델은 일부 독립 벤치마크에서 알리바바 그룹의 ‘Qwen’이나 ‘딥시크(DeepSeek)’ 등 중국 경쟁 모델에 비해 성능이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소비자 대상 AI 서비스 분야에서는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데이터 분석업체 퀘스트모바일(QuestMobile)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도우바오 챗봇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와 다운로드 수 모두에서 딥시크를 제치고 중국 내 1위를 기록했다. 바이트댄스는 또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화산 엔진(火山引擎)’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알리바바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AI 서비스 이용 지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 10월 기준 바이트댄스의 일일 토큰 사용량은 30조 개를 넘어섰으며, 같은 기간 구글의 사용량은 43조 개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 바이트댄스 투자자는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 다른 중국 대형 IT 기업과 달리, 바이트댄스는 비상장사라는 점이 강점”이라며 “단기 실적 부담이 적어 AI 분야에서 더 유연하고 장기적인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트댄스는 이번 투자 계획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