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트그룹(蚂蚁集团)이 설 연휴 기간 핵심 인공지능(AI) 서비스에서 사용자 1억명을 돌파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결제와 헬스케어라는 두 축을 앞세운 이른바 ‘두 송이 꽃’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첸장완바오(钱江晚报)는 앤트그룹이 공개한 설 연휴 실적을 인용해, 즈푸바오(支付宝)의 ‘AI 결제(AI付)’와 독립형 건강 AI 애플리케이션 ‘마이아푸(蚂蚁阿福)’ 앱의 누적 사용자 수가 각각 1억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AI 기술이 대규모로 적용된 첫 설 연휴에서 결제와 건강 분야를 집중 공략한 전략이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앤트그룹에 따르면 즈푸바오 ‘AI 결제’는 지난 12일 결제 건수가 1억2000만건을 넘어선 데 이어, 사용자 수 역시 1억명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AI 결제’는 전 세계에서 결제 건수와 사용자 수가 모두 1억을 넘은 첫 AI 기반 원천 결제 서비스로 기록됐다. 회사 측은 이를 두고 “대규모 상용화 단계에 본격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이 일상 소비 장면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설 연휴 특수와 맞물려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 분야에서도 성과가 두드러졌다. 앤트그룹의 독립형 건강 AI 앱 ‘마이아푸’는 ‘건강복(健康福)’ 캠페인과 중국중앙TV(CCTV) 춘완(春晚) 무대 등장 등을 계기로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마이아푸 앱의 누적 사용자 수는 1억명을 넘어 글로벌 최대 규모의 건강 AI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설 연휴 기간 귀향한 젊은 층이 부모 세대에게 앱 사용법을 알려주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고, 애플 앱스토어 전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설 연휴 신규 가입자의 52%는 3선 이하 중소도시 출신으로 나타났다.
앤트그룹의 AI 전략은 다수 인터넷 기업이 범용 플랫폼 선점 경쟁에 나서는 것과 달리, 결제와 의료·건강처럼 진입 장벽이 높고 신뢰가 중요한 전문 영역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지난 20년간 ‘기술로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업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성과는 그룹의 AGI(범용 인공지능) 연구 성과와도 맞물린다. 앤트는 최근 대규모 언어모델 ‘백령(百灵) 2.5’ 버전을 오픈소스로 공개했으며, 1조개 매개변수를 갖춘 사고 모델 ‘Ring-2.5-1T’ 등 여러 대형 모델을 선보였다. 산하 체화지능(Embodied AI) 팀 ‘링보과기(灵波科技)’도 LingBot-VLA, LingBot-World 등 4개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기반 모델의 고도화가 서비스 상용화를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한신이(韩歆毅) 앤트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AI로 사용자의 부와 건강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돈을 쓸 수 있는 삶(有钱花)’과 ‘건강하게 쓸 수 있는 삶(有命花)’을 의미하는 ‘두 송이 꽃’ AI 전략으로 요약된다.
올해 설 연휴 성적표는 이 전략이 본격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한쪽에서는 수십조 위안 규모의 헬스케어 시장을 겨냥해 전문 서비스를 강화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AI 결제를 통해 에이전트 경제(Agent Economy)를 위한 ‘결제 고속도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앤트그룹이 수직 특화 전략을 통해 AI 시대의 경쟁 구도 속에서 차별화에 성공하는 동시에, 보다 예측 가능한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신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