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가 짧은 기간 안에 계열사를 잇따라 홍콩 증시에 상장시킨다.
30일 제일재경(第一财经)에 따르면 바이두가 지분을 보유한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爱奇艺)가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달 중순에는 리옌홍(李彦宏) 바이두 창업자가 참여한 AI 신약 개발사 바이투셩커(百图生科)가 수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비밀리에 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월에는 바이두 계열 AI 반도체 회사 쿤룬신(昆仑芯)도 홍콩 증권거래소에 비공개 방식으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바이두 본사는 이미 2021년 홍콩 증시에 2차 상장을 마친 상태다.
불과 한 분기 사이에 계열사 3곳이 줄줄이 홍콩 상장에 나선 셈이다.
샹송자본(香颂资本) 선멍(沈萌) 이사는 “바이두가 가장 먼저 ‘AI 올인’을 외쳤지만 자사 대형언어모델 원신이옌(文心一言)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고, AI 하드웨어 분야의 경쟁은 막대한 자본을 요구한다”며 “아이치이가 홍콩 상장에 성공하면 바이두 본사의 자금 운용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아이치이는 이번 홍콩 상장으로 자금 조달 창구를 넓히는 것이 목적이다.
오랜 기간 바이두는 검색, 클라우드, 반도체, 영상, 자율주행 등 다양한 영역에 사업을 확장해 왔다. 이로 인해 자본시장에서 각 사업 부문의 가치를 개별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AI 자산 관점에서 보면, 바이두가 지배하고 있는 AI 반도체 기업 쿤룬신은 AI 연산 인프라의 상업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리옌홍은 과거 “현재 AI 산업 구조는 건강하지 않다”며 “가장 하위 단계인 칩이 산업 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상위 단계로 갈수록 모델과 응용의 가치가 점차 줄어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쿤룬신은 가장 높은 가치가 집중된 칩 영역에 위치해 있다. 분할 상장을 통해 바이두는 자본시장을 활용해 반도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분 보유를 통해 향후 성장에 따른 수익도 함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쿤룬신, 바이투셩커는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고, 아이치이는 지난 1년간 적자를 이어갔기 때문에 실제 상장하면 엄격한 시장 검증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