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에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빠르게 일상으로 스며들며 ‘로봇 보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생활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중국 선전에서는 가정용 로봇 청소 서비스가 정식 도입되며 주목을 받았다고 경제일보(经济日报)는 전했다. 이 서비스는 로봇과 인간 도우미가 협업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로봇은 거실 등 공간의 기본 청소와 정리를 맡고, 사람은 보다 세밀한 청소와 고객 응대를 담당한다. 이를 통해 작업 효율이 크게 향상되고, 가사 노동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요리, 마사지, 건강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생활형 로봇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자동 조리 로봇은 불 조절과 조리 시간을 정밀하게 관리해 음식의 완성도를 높이고, AI 기반 건강 진단 기기는 얼굴 스캔만으로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또한 대화형 로봇이나 게임 로봇은 혼자 사는 노인의 정서적 고립을 완화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실버 케어 로봇’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3억 2000만 명을 넘어서며 전체 인구의 약 23%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건강관리, 재활, 정서 지원 등을 담당하는 로봇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시장 규모도 수백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의 한 스마트 돌봄센터에서는 마사지, 뜸 치료, 외골격 보조 장치 등 다양한 로봇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단순 서비스 제공을 넘어 기업들이 제품을 시험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현장 실험실’ 역할도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고령자의 실제 요구를 반영해 제품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로봇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기 판매를 넘어 ‘서비스 중심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독형·임대형 서비스’가 대안으로 제시되며, 정부 지원과 결합될 경우 보급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정 환경의 복잡성과 다양성은 로봇 기술의 가장 큰 도전 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인간과 로봇이 역할을 나누는 ‘협업형 서비스’가 현실적인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대형 생활 서비스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가정 데이터를 확보하면, 로봇의 학습과 성능 개선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정책적 지원도 강화되는 추세다. 각국 정부는 AI와 로봇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고, 표준화와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노인 돌봄, 건강 관리, 가사 서비스 등 생활 밀착 분야에서 기술 적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앞으로 AI와 로봇은 돌봄과 가사를 넘어 교육, 의료, 여가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술 발전과 함께 가격 장벽이 낮아지면, 로봇은 더 이상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가정의 필수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로봇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기술과 서비스,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진정한 생활 혁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