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항공유 가격 급등의 여파가 항공편 대량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 미리 예약해둔 노동절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글이 소셜미디어에 쏟아지고 있다.
15일 상관신문(上观新闻)에 따르면 취소 항공편은 동남아·오세아니아 노선에 집중됐다. 4월 1~12일 시안~푸켓, 충칭~푸켓, 옌타이~방콕, 오르도스~비엔티안, 상하이~타와우, 샤먼~비엔티안, 난징~다낭, 후허하오터~방콕 등 중국-동남아 다수 노선이 전편 취소됐다. 오세아니아 노선도 직격탄을 맞아 우한~시드니, 광저우~다윈, 항저우~오클랜드 등의 4월 취소율이 이미 50%를 넘었으며 5월 취소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주요 항공사들의 취소·감편 현황을 보면 캐세이퍼시픽은 5~6월 일부 항공편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지난 한 달간 유류할증료 조정 등 가능한 방안을 다 써봤지만 연료비 급등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며 감편이 불가피한 마지막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산하 홍콩익스프레스도 계획 항공편의 약 6%를 취소한다. 에어아시아는 4월 17일부터 방콕 돈므앙~상하이 푸동 노선을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잠정 중단하고, 태국 에어아시아의 시안~방콕 노선도 5월 11일 이후 취항을 중단한다. 중국국제항공은 4월부터 6월 30일까지 청두 텐푸~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취소했다.
항공권 가격도 크게 올랐다. 캐세이퍼시픽과 홍콩항공은 유류할증료를 두 차례 올렸고, 캐세이퍼시픽의 많은 노선에서 유류할증료가 두 배로 뛰었다. 중국 항공사들도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잇따라 올렸다. 춘추항공의 상하이~쿠알라룸푸르·페낭 노선은 180위안에서 360위안으로 두 배 올랐다. 더 심각한 것은 유류할증료가 항공권 기본가를 넘어서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6월 상하이~프놈펜 노선 기본 항공권 가격이 400위안인데 세금·유류할증료·공항 이용료 등 각종 부대비용이 450위안에 달했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도 4월 5일부터 대폭 올라 800킬로미터 이하 노선은 50위안, 800킬로미터 이상 노선은 100위안 추가로 5배가량 인상됐다.
남방항공 경영진은 최근 실적 설명회에서 “항공 이용료가 200위안 이상 오르면 수요 억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연료비 상승분을 소비자가격으로 온전히 전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춘추항공도 “국제선이 국내선보다 감편 압박이 크지만, 장거리보다는 단거리 국제선이 그나마 낫다”고 했다. 연료를 싸게 주유할 수 있는 공항에서 가득 채워 해외에서 주유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항공사들이 유럽 노선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동 전쟁으로 중동 경유 유럽행 수요가 직항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중국 항공사들은 러시아 영공을 활용해 유럽 항공사보다 비행 시간과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일부 유럽 공항도 항공유 부족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공항협의회 유럽 사무총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3주 안에 안정적으로 재개통되지 않으면 유럽 전반에 항공유 부족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유럽 노선이 지난달까지는 수익이 났지만, 이달 들어 유가가 치솟으면서 항공권 가격을 올려도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동절 연휴 항공권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예약은 늘고 있다. 항공편 관리 플랫폼에 따르면 4월 13일 기준 노동절 국내선 이코노미석 예약 평균 가격은 979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2019년 대비 20% 이상 올랐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