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상하이 중고주택 시장에서 매도자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며 매수자들과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거래량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격 급등 기대가 현실과 괴리를 보이며 시장 내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6일 해방일보(解放日报)에 따르면, 상하이 푸동(浦东) 장장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샤오위(小余)는 1년 가까이 눈여겨보던 약 700만 위안대 아파트를 청명절 연휴에 보러 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앱을 확인한 순간 매물 가격이 갑자기 50만 위안(약 1억 900만 원) 상승한 것을 보고 매수를 포기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례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상하이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인 이른바 ‘신 7조’ 시행 이후, 3월 중고주택 거래량이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에 일부 매도자들이 가격 상승 기대를 반영해 매물을 재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 매수자는 교외 지역 100㎡ 미만의 아파트를 200만 위안에 협의했으나, 다음 날 매도자가 205만 위안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거래가 무산됐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가격 협상을 시도하기도 전에 매도자가 15만 위안을 인상하는 등 매수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장 데이터 역시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3월 상하이 중고주택 평균 매물 가격은 전월 대비 0.08% 상승하며, 33개월간 이어진 하락세를 멈췄다. 일부 인기 지역에서는 매도자가 가격을 10만~50만 위안까지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며 관망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 인상이 시장 흐름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분석가들은 이번 거래량 증가가 가격 상승 국면 진입이라기보다, 정책 완화로 인해 그동안 미뤄졌던 실수요가 한꺼번에 풀린 결과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3월 거래된 주택의 70% 이상은 300만 위안 이하로, 가격에 민감한 실수요자가 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시장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은 거래는 활발하지만 가격이 급등하는 국면은 아니다”라며 “과도한 가격 인상은 오히려 실수요자를 떠나게 만들어 매물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사례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확인된다. 푸동 지역 한 아파트는 580만 위안에 거래가 성사될 예정이었으나, 매도자가 갑자기 8만 위안을 인상하자 매수자가 거래를 포기했다. 이후 해당 매물은 한 달 뒤 572만 위안에 거래되며, 오히려 더 낮은 가격에 팔리는 결과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매도자에게 “시장 흐름에 맞는 현실적인 가격 책정과 신속한 거래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기존 주택을 팔고 새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자라면, 가격 상승을 기다리기보다 현재의 거래 활기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실제로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은 사례에서는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푸동 화무(花木) 지역의 한 94㎡ 주택은 700만 위안에서 580만 위안까지 가격을 낮춘 뒤 청명절 연휴 동안 9차례나 매수 희망자의 방문이 이어졌다. 또 다른 지역의 131㎡ 주택 역시 지속적인 가격 조정을 통해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가격은 매도자가 정하지만, 거래는 결국 매수자가 결정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가격 상승 기대보다 현실적인 가격 설정과 빠른 의사결정이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거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