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방항공이 자폐 증세가 있는 22세 승객 2명에 대해 탑승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모들은 “사전 고지 없이 장애를 이유로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항공사는 뒤늦게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8일 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두 명의 어머니가 각자 자녀와 함께 동방항공(MU5725)을 이용해 윈난성 다리(大理)에서 산시성 시안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두 어머니는 아이들이 자폐를 앓고 있음을 증명하는 병원 진단서를 제시하며 공항 측에 ‘그린 패스(우선 탑승 지원)’를 신청했다.
하지만 탑승 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들은 서비스 데스크에서 “자녀가 탑승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장 직원이 제시한 위챗 대화방 ‘여객서비스 탑승 그룹’ 내 메시지에는 “MU5725편 자폐 승객 2명, 기내 다른 승객의 탑승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기장 지시에 따라 탑승 거부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한 보호자는 아이들과 수차례 비행 경험이 있으며, 상하이 푸둥·항저우 샤오산 공항에서도 그린 패스를 이용해 본 적이 있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자폐라는 이유만으로 탑승이 거부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아이들을 보지도 않고, 어떤 상태인지 묻지도 않고 무작정 거부했다”며 “우리는 보안 검색도 통과하지 못했다. 아이들의 비행 기록은 조회하면 될 텐데, 너무 무례하고 일방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공항 측 중재로 이들은 같은 날 저녁 6시 40분 출발하는 티벳항공 TV6012편으로 대체 탑승했으며, 면책 동의서를 작성한 뒤 무사히 시안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다음날인 4월 2일에도 동방항공 항공편을 이용해 시안에서 항저우로 이동했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문제 없이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 측이 이번 사건을 SNS 등에 공개하자, 다음 날 동방항공 측 담당 직원이 보호자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하며 “회사가 책임지고 진상 조사와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보호자가 요청한 ‘정확한 거부 사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었고, 동방항공 홍보팀은 “지금은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해당 공항은 8일 홍성신문(红星新闻) 취재에서 “탑승 거부는 항공사의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혀 책임 소재를 항공사로 돌렸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사건과 관련해 “항공사 측이 단순히 병명만을 근거로 탑승을 거부한 것은 차별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향후 장애인 탑승객에 대한 보다 명확한 기준과 세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