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한 드라마 제작사가 인공지능(AI) 배우를 공식적으로 도입하면서 영화·드라마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콘텐츠 제작사 야오커미디어(耀客传媒, Youhug Media)는 최근 새로운 단편 드라마 시리즈에 출연할 AI 배우 2명을 공개했다고 란징재경(蓝鲸财经)은 전했다. 이들이 바로 ‘친링웨(秦灵月)’와 ‘린시옌(林夕颜)’으로, 실제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모델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AI 배우들은 이미 자체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하며 팬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댓글에 직접 답변하겠다고 밝히며 적극적인 활동을 예고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영화·드라마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한 명의 배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엑스트라, 촬영팀, 조명팀, 분장사, 후반 작업 인력 등 수많은 스태프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네티즌들은 AI 배우들의 외모가 실제 유명 배우들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친링웨는 배우 자이즈루(翟子路)와 닮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린시옌 역시 자오진마이(赵今麦), 장즈펑(张子枫), 량제(梁洁) 등 여러 배우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AI 배우를 위협이 아닌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작사들은 제작 비용 절감을 위해 엑스트라나 스턴트 대역 등 일부 영역에서 AI를 점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지만, 주요 배우와 창작 인력은 여전히 인간 중심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유명 프로듀서 위정(于正)은 “진짜 실력을 가진 배우, 뛰어난 작가와 감독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시대 변화에 적응하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AI 배우 논란은 중국뿐 아니라 서구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실제 배우 못지않은 활동이 가능한 AI 배우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가 등장해 할리우드에서도 유사한 논쟁이 촉발된 바 있다.
AI 기술이 콘텐츠 산업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인간과 기술의 공존 방식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신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