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m I? 모든 시스템을 뚫는 자
최근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오바마 전 대통령, 빌 게이츠 등 유명인의 트위터를 해킹한 17세 소년들이 붙잡혔다. 이들은 트위터 직원들의 내부 로그인 정보를 훔쳐 트위터 시스템에 접속한 뒤, 각 계정의 비밀번호를 재설정해 해킹하고 이들의 계정을 도용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 어디에선가 본 듯한 장면이다. 2014년 독일 영화
최근 영화에서 부쩍 해커들이 많이 등장한다. 주로 주인공들과 협업을 하는 과정 중에서 복잡한 컴퓨터 보안장치를 뚫거나 해제하기도 하며 조력자로 등장한다. 반면 크래커로 영화에서 빌런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주변에서 해커를 직업으로 하는 이들은 쉽게 만나보기가 힘들다. 영화 속에서도 팀 구성원으로 등장하거나 악당일 경우가 많고 해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는 몇 되지 않는다.
영화

Who Am I?•2014/독일/107분•감독: 바란 보 오다르•출연: 톰쉴링, 엘리아스브바렉, 트린 디어홈
최근 크래커, 보안전문가로 단정 짓기 힘든 컴퓨터 해킹을 투쟁 수단으로 자신들의 신념을 밝히는 새로운 행동주의자들인 ‘핵티비스트(hacktivist:hacking+activist)’가 있다. ‘익명’이라는 뜻을 가진 어나니머스(anonymous)는 가장 유명한 핵티비스트이다. 개인의 욕심을 채우거나 사기 행각을 벌이는 크래커와 달리 표현의 자유, 사회정의를 추구하며 부패와 폭력에 저항하는 특징을 갖고 있고 철저히 익명으로 점조직으로 운영된다. 2015년에는 파리 테러의 주범인 IS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 IS 트위터 계정 약 5000개를 차단하고, IS 대원들의 IP를 추적해 주소를 공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현재 해커를 동원 다른 나라의 백신 정보를 빼내려 한다는 뉴스가 종종 등장한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나라마다 전문적인 화이트해커, 보안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화이트 해커는 보안 시스템의 취약점을 발견해 컴퓨터 관리자에게 알려주거나 블랙 해커의 공격을 훼방하고 퇴치한다. 크래커들의 표적이 되는 기업들, 공공기관의 요청으로 모의 해킹을 하기도 한다. 모의 해킹이란 합법적으로 기업 시스템과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해킹하는 것으로 실제 해커와 같은 도구, 기법, 접근 방식으로 접근해 보호망을 뚫으며 컴퓨터 시스템의 약점을 찾는다. 의뢰자는 이를 토대로 약점을 보완하고 보안시스템을 더욱 철저히 할 수 있다. 공격자 관점에서 보안 수준을 진단하고 취약점을 발견해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컴퓨터 보안전문가, 컴퓨터 보안의 의사라 할 수 있겠다. 매해 화이트해커를 위한 국제대회 및 국내 대회들이 있다. 이러한 대회를 통해 화이트해커의 존재와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가장 선망하는 직업 중의 하나가 됐다.
시스템을 뚫으려는 자, 막으려는 자의 숨바꼭질이 지금 세계 어디에선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Who Am I? 조커 가면을 쓴 벤야민이 가면을 벗고 하얀 모자를 쓰고 어디엔가 있을 것 같다.
학생기자 한주영(상해한국학교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