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국가, 사회에 관련된 또다른 읽어볼 만한 책으로는 ‘아버지의 해방일지’ 가 있다. 작가는 정지아로,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등 여러 문학상을 두루 받은 뛰어난 국내 여성 작가이다. 등단 이후 무려 32년 만에 발표한 장편 소설이라고 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대한민국 근대사의 상처와 가족의 사랑을 연관지어 서술한 내용을 담은 책으로, 주인공 ‘나’의 아버지는 소위 말하는 사회주의자 ‘빨치산’이다. 그는 젊은 시절 산을 누비며 빨치산 활동을 했고, 그 여파로 감옥에 수감된 적이 있으며 노년을 맞은 시점까지도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의 딸인 ‘나’는 여러 면에서 그 피해를 본 터라 사회주의자인 아버지를 썩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근대 대한민국의 사상 탄압과, 그 밑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일생을 잘 나타내는 소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어렵게 느껴 읽기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첫 장면은 아버지가 전봇대에 부딪혀 돌아가셨다는 내용이다. 이후로 이어지는 3일간의 장례식과, 아버지를 기억하여 찾아오는 조문객들의 이야기가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책은 특별히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띠지 않는다. 오히려 가볍고 구수한, 사람들의 친근한 정이 느껴진다. 주인공과 그녀의 어머니가 아버지의 죽음에 크게 동요하지 않은 채로 장례식이 시작한다는 점도 이 가벼운 분위기에 한 몫 할 것이다.
빨치산 아버지를 향한 주인공의 감정이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도 상당히 흥미롭게 이어진다. 근대 한국의 사상 탄압과 공존하는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정에 관한 소설을 읽고 싶다면, 페이지를 넘기며 울고 웃으며 몰입하고 싶다면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학생기자 김예인(상해한국학교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