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처럼, 중국은 이제 교육을 가정이나 학교만의 일이 아닌, 국가 전체의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中共中央)와 국무원(国务院)은 ‘교육 강국 건설 계획 요강(2024~2035)’을 발표하고, 2035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교육을 통해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담은 교육 분야에서의 첫 ‘국가급 행동계획(国家级行动计划)’으로 평가된다.
중국 교육부는 이번 계획을 “중국식 현대화 건설을 전면적으로 뒷받침할 전략적 교육 비전”으로 규정하며, 교육·과학·인재 세 방면에서의 발전을 통해 국가 혁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이번 요강은 시진핑 총서기의 주요 교육 연설과 제20차 당대회의 지침을 적극 반영하고 있으며, 교육이 단순한 사회서비스를 넘어 국가 전략의 중심축이 되고 있음을 명확히 시사한다.
교육 강국 건설 계획 요강
요강에 따르면, 중국은 교육 강국 실현을 위한 청사진을 두 단계에 걸쳐 추진한다. 먼저 2024년부터 2027년까지는 기초를 다지는 시기로, 의무교육의 질 향상, 고등교육 특성화, 직업교육, 과학교육 강화 등을 통해 교육의 전반적인 질을 끌어올리고 교육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이후 2028년부터 2035년까지는 기초교육의 보급률과 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전 국민이 평생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학습형 사회를 구현하고, 국제 교육 협력과 거버넌스 참여를 확대해 중국식 교육 모델을 세계적 기준으로 정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이 교육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설정한 목표로는 도시·농촌 간 격차 해소, 중국 중심의 철학 및 사회과학 체계 구축, 과학기술 인재 양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 더불어, 산업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 개편, AI 기반 디지털 교육 환경 확대, 교사의 전문성 향상 등 교육 부문에서의 재정비 작업도 병행된다. 산학협력형 직업학교 운영 확대와 고등교육 간 연계는 진로 선택의 유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온라인 평생학습 플랫폼과 가상실험실 등은 교육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사진=MOOC]

[사진=딩톡 내 라이브 강의실]
대표적인 사례로, 저장대학교는 ‘Learning at ZJU(学在浙大)’라는 플랫폼을 통해 5천 개 이상의 MOOC 강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알리바바와 공동 개발한 ‘딩톡(钉钉) ZJU’ 앱을 활용한 실시간 스트리밍 강의는 30만 명 이상의 학생이 접속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MOOC와 플립러닝을 결합해 학습자 주도형 수업을 강화하고, 수업 참여도와 학습 효과를 크게 높였다. 이는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과 맞닿아 있으며, 교육의 질을 제고함과 동시에 기술 기반의 교육 자립 역량을 강화하려는 정책 기조가 실제 고등교육 현장에서 빠르게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교사 정책 또한 ‘교육가 정신’ 확립을 기반으로 정치·사회적 위상 제고, 평가제도 개선 등 실질적 여건 개선을 포함해 현장 중심의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경 너머의 교육 전략
중국은 교육을 국제 외교와 전략 자산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교육 수출을 넘어서, 중국식 고등교육 모델을 전 세계로 확산하려는 시도는 이미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에 해외 캠퍼스를 설립해 중국 대학의 글로벌 존재감을 높이고 있으며, ‘루반공방(鲁班工坊)’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직업교육 모델을 수출하고 있다. 또한 칭화대를 중심으로 구축된 글로벌 MOOC 연합체는 온라인 교육 콘텐츠의 국제 유통을 가능하게 하며, 디지털 교육 영향력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더불어, 공자학원(孔子学院)은 중국어 교육과 중국 문화 확산의 중심 플랫폼으로, 전 세계 수많은 국가에 설립되어 문화 외교의 일환으로 기능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한 중국국제중문교육재단(中国国际中文教育基金会)으로의 리브랜딩과 커리큘럼 조정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의 수용성과 신뢰도를 높이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교육 국제화 전략은 교육 그 자체를 넘어, 정치·경제·외교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다층적 전략이다. ‘일대일로(一带一路)’ 참여국과의 교육 협력은 물리적 인프라 중심 외교를 인적·문화적 교류로 확장시키고 있으며, 장학금 확대, 유학생 비자 간소화, 글로벌 진로 지원 등의 정책은 중국을 아시아 교육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 이후 서방 대학과의 협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은 자국 중심의 다자 교육 협력망을 확대하며 새로운 교육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 있다.

[사진=저장대 이우캠퍼스 국제의학원 캠퍼스(출처: 바이두)]

[사진=일대일로 국제의학원 로고(출처: 바이두)]
특히,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전략과 연계해 설립한 저장대학교 이우캠퍼스(义乌校区) 국제의학원(一带一路国际医学院)은 대표적인 교육 외교 실현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관은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보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무형 의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계된 국제 교육 플랫폼이다. 현재 영어로 진행되는 MBBS(임상의학전공) 과정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국가의 유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으며, 저장대학교 의학원과 부속병원, 국제건강의학연구원이 협력하는 ‘삼원일체(三元一体)’ 시스템을 통해 임상·연구·교육을 통합한 혁신적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식 의료 교육 모델을 세계 무대에 알리고, 보건 외교의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는 이 국제의학원은 단순한 학위 수여 기관을 넘어, 중국의 교육력과 보건 외교 역량이 결합된 신(新)전략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이 제시한 ‘교육 강국 건설 계획 요강’은 단순한 교육 개혁을 넘어,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국제 질서에서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포괄적 전략이다. 내부적으로는 교육 불균형 해소와 질적 향상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외부적으로는 교육 외교를 통해 국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그리는 교육 강국의 미래가 2035년까지 어떻게 구현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학생기자 임준섭(저장대 국제무역학과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