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오는 16일부터 중국인을 대상으로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16일 차이신(财新)에 따르면, 필리핀 외교부는 오는 16일부터 중국 국민은 필리핀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으며 최대 14일간 체류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이는 중국과 무역, 투자, 관광을 촉진하고 양국의 인적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무비자 정책은 관광 또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필리핀을 방문하는 일반 여권 소지 중국 국민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다만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공항은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과 세부 막탄 국제공항으로 제한된다.
또, 무비자 입국 후 14일이 지난 뒤에는 다른 유형의 비자로 변경 또는 연장할 수 없다. 필리핀 외교부는 이번 비자 면제 정책은 1년간 시범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국인 여행객의 입국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여 코로나19 팬데믹,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침체된 관광 시장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팬데믹 이후 필리핀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규모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지난 2024년, 2025년 각각 31만 3800명, 26만 2000명에 그쳤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중국은 필리핀 입국 관광객의 두 번째 유입국으로 연간 174만 명에 달했다.
중국인의 필리핀 관광 회복이 더딘 이유는 항공편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중국과 필리핀 간 항공 노선은 지난해 말 기준, 팬데믹 이전의 약 45%에 불과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24년 9월 필리핀 에어아시아는 수요 부진으로 마닐라와 중국 본토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취소한 바 있다.
이에 업계는 필리핀 비자 절차가 간소화되어도 운항 항공편이 부족하면 중국인 관광객 규모가 급증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남아시아 관광 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한편, 필리핀의 시장 경쟁력이 나날이 하락하는 추세다. 필리핀 관광부가 발표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필리핀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595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의 72% 수준에 그쳤다. 실제 2019년 관광 산업이 필리핀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비중은 12.7%였으나, 2024년 8.9%까지 떨어졌다.
한편,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러시아, 조지아, 카자흐스탄 등 여러 주변 국가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 정책을 시행해 관광 산업 회복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신정 연휴 인기 해외 여행지 상위 10위 안에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무비자 국가가 포함됐고, 조지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무비자 국가로 향하는 항공권 판매량도 전년 대비 2배 급증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난 2023년 말 중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후, 2024년 중국인 입국 관광객 수가 372만 5900명으로 전년 대비 13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는 2024년 2월 상호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해당 월 싱가포르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도 동기 대비 8배 폭증했고 연간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26% 급증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