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흥행 기록 갈아치운 ‘너자2’, 해외 박스오피스까지 접수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2(哪吒之魔童闹海)’가 중국 춘절 개봉 이후 역대 흥행 수익 1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너자2’는 1월 29일 춘절 연휴에 맞춰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 이후 불과 9일 만에 중국 역대 흥행작이었던 ‘장진호(长津湖)’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 중국 중앙방송총국과 신화통신에 따르면 1월 29일 중국 춘절 연휴에 개봉한 ‘너자2’가 2월 11일을 기점으로 90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국내 영화 역사상 최초로 90억 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지난 6일에는 이미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바 있다.
중국 영화 예매 사이트 덩타(灯塔)와 마오옌(猫眼)은 ‘너자2’의 총 흥행 매출을 145억 위안(약 3조 원)으로 추산하며 전 세계 애니메이션 중 최고 흥행작은 물론, 글로벌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해외시장에서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너자2’는 이달 13일 호주와 뉴질랜드 개봉을 시작으로 14일부터는 북미 전역 등 해외에서 정식으로 개봉할 예정으로, 현지 유명 극장의 상영 티켓 대부분이 조기에 매진되는 등 글로벌 영화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무인기·전기차·틱톡 등으로 이어진 중국발 글로벌 열풍에, 이제는 ‘너자2’가 가세했다”고 전했다.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봉신연의> 속 영웅 ‘너자’

[사진=’너자2′ 자오쯔((餃子)감독(출처: 바이두)
‘너자2’는 2019년 중국에서 크게 흥행했던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1(哪咤之魔童降世)’의 속편이다. 감독은 전작을 연출했던 자오쯔(餃子)로 명나라 시대 대표적인 신마소설인 ‘봉신연의(封神演義)’에 등장하는 영웅신 ‘나타’ 이야기를 각색해 판타지 세계관을 더욱 확장했다. 특히 작품 전반에 용궁(龍宮)의 웅장한 해저 세계, 쿤룬산(昆仑山)의 신비로운 풍광, 중국 전통 양식을 따른 건축물, 의상과 무기(법보法寶) 등이 대거 등장하며 중국 전통 문화를 현대적 애니메이션 문법으로 성공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과 평단은 ‘너자2’에 대해 “건물과 자연환경, 해저 용궁 등 섬세하게 묘사된 비주얼이 영화의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잇달아 내놓았다. 특히 영화 기획과 제작과정 중 138개 애니메이션 회사와 40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5년에 걸쳐 참여한 점도 중국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국내 애니메이션 전문가들은 ‘너자2’가 중국 전통 캐릭터를 대중적인 서사를 통해 풀어내 국내외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고 분석했다.
자오쯔 감독은 “특수효과 장면만 따져도 ‘너자2’는 이미 전편 전체 분량을 넘어섰다”며 “전편 대비 더 밀도 높은 그래픽과 풍부한 액션 장면은 관객들에게 극강의 몰입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효과의 숨은 조력자, ‘구이저우 슈퍼컴퓨팅센터’

[사진= 구이안슈퍼컴퓨팅센터(출처: 바이두, 인민왕)]
‘너자2’가 보여주는 압도적 영상미와 사실적인 특수효과 뒤에는 중국 구이저우시(貴州)서부에 위치한 ‘구이안슈퍼컴퓨팅센터(贵安超级计算中心)’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구이안슈퍼컴퓨팅센터’는 ‘장진호’, ‘유랑지구(流浪地球)’ 등 100편 이상의 영화·애니메이션 후반 작업을 맡아 온 곳으로, 중국 내 영상·게임 업계에서는 이미 이름난 ‘렌더링 특화 단지로 통한다. 실제로 최근 ‘구이안슈퍼컴퓨팅센터’는 ‘너자’2의 후반부 렌더링 작업을 맡으면서, 일반 장비로는 수백 년이 걸릴 대규모 연산 작업을 단기간에 완성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구이안신구(貴安新區) 관계자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3D 애니메이션 한 편에만 250TB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한데, 슈퍼컴퓨터 수천수만 대를 병렬로 가동하면 몇 개월 안에 모든 작업을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수서산(東數西算)’ 정책 역시 이러한 빅데이터 인프라와 슈퍼컴퓨팅 산업 발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슈퍼컴퓨팅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IDC 산업 육성 전략이 중국 애니메이션·영화 기술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며 “중국의 전통 신화를 화려한 영상미로 풀어내는데 큰 몫을 한다”고 강조했다.
‘너자2’가 쏘아올린 中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가 국내외 박스오피스에서 잇달아 흥행몰이를 하면서 향후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중국 작품의 존재감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애니메이션 업계 전문가들은 “‘너자2’ 흥행은 한동안 중국 애니메이션이 정체돼 있다는 인식을 깬 사건”이라며 “중국 전통문화와 최첨단 기술이 만나 세계 영화 팬들에게 강력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너자2’는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글로벌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중국 애니메이션의 성공 사례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학생기자 서형덕(난징대 국제정치학부(석사)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