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방명주, 상하이타워, 진마오 빌딩 같은 상하이 ‘삼종세트’만 고집한다면 백년 건축물을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와이탄 일대에는 백 년의 세월을 견뎌낸 유서 깊은 건축물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무료’로 내부 관람이 가능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현재 무료로 개방하는 상하이 100년 건축물 12곳은 다음과 같다.


와이탄 12호 상하이포발은행 본점 빌딩(上海浦发银行总部大楼)
반세기 넘게 굳게 닫혀 있던 와이탄 12호가 드디어 시민에게 문을 열었다. 와이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이 건축물은 1921년 5월에 착공해 1923년 6월 완공되었고 영국계 공화양행(公和洋行)의 건축가 윌슨이 설계했다. 전체 면적은 약 2만3415㎡에 달하며, 대지 면적은 14무(약 9300㎡) 규모다.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명소는 60년간 봉인됐던 팔각 돔 천장 벽화, 이탈리아 장인이 만든 200㎡ 규모의 모자이크 벽화, 세계에 단 6개만 존재하는 대리석 기둥, 그리고 백 년 넘게 이 자리를 지킨 ‘입 벌린 사자상’이다.
〮 무료 입장, 단 해설 투어는 사전 예약 필요
〮 예약 방식: 상하이푸파(浦发)은행 공식 위챗 계정
〮 黄浦区外滩中山东一路12号


와이탄 1호 아시아빌딩(亚细亚大楼)
1916년에 세워진 와이탄 1호 아시아 빌딩은 상하이 중산동이루 1호에 자리한, 이름 그대로 ‘와이탄 제1빌딩’이다. 상하이 개항 이후 이 부지는 원래 영국 상인 소유의 조풍양행(兆丰洋行) 자산이었으나, 1917년에는 아시아 석유회사(亚细亚火油公司)가 입주하며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와이탄의 여러 역사 건축물 중에서도 드물게 ‘回’자형 중정을 갖춘 건물로, 구조적으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2019년 대대적인 보수를 거쳐, 현재는 상하이 지우스국제예술센터(久事国际艺术中心)로 재탄생했다.
〮 1층 무료 관람 가능
〮 黄浦区中山东一路1号


와이탄 2호 상하이 와이탄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上海外滩华尔道夫酒店)
와이탄 2호, 즉 영국총회(英商总会) 빌딩으로 불렸던 이 건물은, 고전적 아름다움이 살아 숨 쉬는 신고전주의 건축의 대표작이다. 현재 ‘상하이 와이탄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로 운영 중이다. 와이탄을 대표하는 클래식 호텔로, 상하이의 전설적 전성기 시절 화려함을 오늘날에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특히 1층 로비는 상하이 근대 건축과 현대 럭셔리 호텔 디자인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27미터 길이의 흑백 대리석 패턴 바닥, 높이 6미터의 웅장한 돔, 그리고 호텔의 상징으로 불리는 빈티지 삼각형 엘리베이터까지… 부드럽고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압도적인 미감이 펼쳐진다.
〮1층 무료 관람 가능
〮黄浦区中山东一路2号


클래식과 트렌드가 공존하는 공간 와이탄 22호
와이탄의 52개 만국 건축물 중, 붉은 벽돌 외관을 간직한 몇 안 되는 백년 건물, 바로 1906년에 지어진 와이탄 22호다. 이곳은 영국 태고양행(太古洋行, Swire Group)의 극동 첫 사무소로 사용되었으며, 신루이화양행(新瑞和洋行)이 설계를 맡은 전형적인 절충주의 건축이다. 1930년에 증축되었고, 이후 1986년, 세 동의 건물이 통합돼 지금의 구조를 갖추었으며, 2004년에는 상하이시 우수 역사건축으로 공식 지정되었다. 지금의 와이탄 22호는 그 역사 위에 새 감각을 더해, 고급 부티크 매장부터 국제 미식, 예술 전시, 패션 이벤트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 1층 무료 관람
〮黄浦区中山东二路22号


드라마 ‘번화(繁华)’속 그 건물, 와이탄 27호
드라마 ‘번화(繁花)’에서 왕샤오제가 출근하던 바로 그곳, 와이탄 27호다. 100년 전 이곳은 영국 자딘 매디슨(怡和洋行)의 상하이 본사였으며, 1955년부터는 상하이 대외무역국 청사로 사용됐다. 상하이 외환경제가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는 미국 루즈벨트 가문이 이 건물을 인수해 ‘루즈벨트 공관(Roosevelt House)’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실내에는 ‘회(回)자형’ 모자이크 타일 바닥, 복고풍 나선 계단, 아날로그식 엘리베이터까지. 걷는 내내 옛 상하이의 화려한 전성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 공용 공간 무료 관람
〮黄浦区中山东一路27号


쓰촨중루 133호- 버터필드 앤 스와이어 빌딩(Butterfield & Swire)
상하이 쓰촨중루(四川中路) 133호에 위치한 이 빌딩은 20세기 초 영국계 무역회사 버터필드 앤 스와이어(Butterfield & Swire)가 상하이에 세운 무역 거점이었다. 상하이가 국제 무역 도시로 성장해온 근대사의 흐름을 함께해온 유서 깊은 건축물이다. 현재 이 빌딩은 VIP 이벤트, 아트 전시, 고급 식음료, 사무 공간 등 다양한 콘텐츠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층 로비에는 웅장한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공간의 품격을 더하고, 옆에 자리한 Bluerider ART 갤러리에서는 현재 젊은 예술가들의 그룹 전시가 열리고 있다.
〮 예약없이 무료 관람
〮黄浦区四川中路133号
〮 10:00~19:00(화~금)


쓰촨중루 261호- 연합빌딩(联合大楼)
쓰촨중루(四川中路) 261호에 위치한 연합빌딩은, 1923년에 지어진 상하이 근대 상업사의 상징 같은 존재다. 당시 여러 외국계 상사와 기업이 공동으로 입주하면서 ‘연합빌딩’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상하이 금융과 무역의 발전을 함께한 중심 건물로 기록된다.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이 빌딩은 상업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는 상하이은행 푸시(浦西) 지점이 이곳에 입주해 있다.
〮 사전 예약 불필요, 현장 직원에게 관람 의사만 전달하면 입장 가능
〮 黄浦区四川中路261号
〮 9:00~16:30(월~금)


쓰촨중루 299호- 후강(沪港)은행 역사전시관
1926년에 지어진 이 전설적인 건물은, 바로 오늘날 후강은행 역사전시관으로 운영 중인 동아은행(东亚银行) 빌딩이다. 위치는 상하이 금융 중심지로 불리는 ‘중국의 월스트리트’ 지우장루(九江路) 한복판. 한때 이웃으로는 미국 씨티은행, 일본 미쓰비시 은행이 자리했을 만큼, 동아은행의 위상도 당시엔 결코 뒤지지 않았다. 외관부터 실내 장식까지 모두 정교하게 디자인됐으며, LEED V4 골드 인증을 받은 상하이 최초의 역사 보호 건물로도 유명하다.
〮 위챗 공식 계정 ‘후강은행 역사전시관’ 통해 사전 예약 후 무료 관람
〮 黄浦区四川中路299号
〮 10:00~17:00(월~금)


후치우루 20호- 상하이 와이탄미술관
와이탄 한쪽 골목길에 숨어 있는 고전적인 건물 중 하나인 상하이 와이탄 미술관이 최근 전시 전면 무료화를 선언하며, 언제든 가볍게 들를 수 있는 문화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부터 미술관으로 운영하며 기존 1인당 100위안이던 입장료가 개관 15주년을 맞이한 2025년부터 사라졌고, 매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예약 없이도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이 미술관이 들어선 건물은 바로 아시아문회 빌딩. 1874년, 영국 건축가 조지 윌슨(George Wilson)의 설계로 세워졌으며, 한때 중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설립된 박물관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다.
〮 수~금까지는 무료 관람, 주말과 연휴에는 예약 필요
〮 黄浦区虎丘路20号


황푸루 15호- 중국증권박물관
황푸루 15호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원래 푸장호텔(浦江饭店) 자리였다. 푸장호텔은 중국 최초의 전문 호텔이자, 한때 극동에서 가장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하던 고급 숙소였다. 당대의 최신 유행과 신문물이 이곳을 통해 상하이에 퍼져나갔을 정도로, 문화와 사교의 중심지였다. 드라마 번화에 나온 증권거래소이기도 하다. 1990년, 이 호텔을 상하이 증권거래소가 인수하면서 역사의 방향도 전환된다. 호텔 내 ‘공작홀(孔雀厅)’은 화려한 아치형 천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증권 거래소의 실제 거래장으로 바뀌었다.
〮 예약없이 보안 검색 후 무료 관람
〮 虹口区黄浦路15号
〮 9:30~16:00(화~금)


텐동루 395호- 상하이 우정박물관
쑤저우허(苏州河)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게 되는 상징적인 건물, 바로 상하이 우정박물관이다. 이곳은 중국 근대 우편 제도의 발원지 중 하나로, 한때 ‘상하이 10대 건축물’에 꼽혔다. 건물 내부 전시관(총 5,500㎡ 규모)에는 청나라 시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중국 우표와 각 시대별 우편 관련 유물은 물론, 전 세계 20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교환해온 희귀 외국 우표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유리 돔 아래에 자리한 아름다운 중정은 주말에만 개방하므로 방문 시 시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 예약 없이 무료 관람
〮 虹口区天潼路395号
〮 9:00~16:00(월요일 휴관)


옌안동루 34호, 상하이 전신박물관(上海电信博物馆)
상하이전신박물관이 자리한 이 건물은 1922년 완공된 덴마크 대북 전보회사 (大北电报公司) 상하이 본사였다.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이른 국제 전신망 중심지 중 하나로, 이곳에서 전 세계로 정보가 뻗어 나갔다. 지금은 통신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박물관으로, 청나라 시절의 전보와 전화기부터 90년대 휴대폰, 인터넷의 등장까지 중국 통신 기술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의 전시장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전시를 보기 전에 먼저 천장을 올려다보길 권한다. 정교한 조각의 천장 장식, 고풍스러운 벽난로, 알록달록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까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유산이자 예술품이다.
〮 예약 없이 현장 QR코드 스캔 후 입장
〮 黄浦区延安东路34号
〮 토·일요일 09:30~12:00 / 13:00~16:30
*참고 상하이와우(ShanghaiWoW)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