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던 러시아 시장에서 올해 들어 냉랭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14일 차이신(财新)은 최근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乘联会) 최동수 사무총장이 공개한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완성차는 9만 9000대로 전년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해외 다수 자동차 제조업체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생긴 시장 공백을 틈타 중국 자동차 기업은 러시아 시장에 발 빠르게 진입했다.
실제 2022년 중국의 러시아 완성차 수출량은 16만 3000대에 달했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전년 대비 457% 폭증한 90만 9000대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연간 중국의 러시아 완성차 수출량은 115만 8000대로 전년 대비 27%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미국 컨설팅 회사 로듐 그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 점유율은 50%를 웃돌아 지난 2021년 10% 미만에서 대폭 상승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치루이(奇瑞) 자동차가 20.4%로 러시아 국산 브랜드 라다의 뒤를 추격했고 창청(长城), 지리(吉利), 창안(长安)이 각각 14.2%, 12.3%, 7%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동수 사무총장은 “2023년 러시아가 중국 자동차 최대 수출국으로 급부상하면서 15년 만에 중국 자동차 수출 구도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앞서 지난 2008년 중국 본토 브랜드는 러시아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지만, 이후 러시아가 중국 자동차에 고액 관세를 부과하면서 2009년 수출이 급감했는데 올해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러시아 시장은 멕시코,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중국 자동차 세 번째 수출 시장까지 밀려났다. 러시아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의 평균 수출 단가는 지난 2023년 2만 1000달러(3000만원)에서 1만 6000달러(2250만원)으로 25%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부터 러시아 정부가 시행한 자동차 수입 제한 조치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지난해 4월 1일 중앙아시아를 거쳐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해 세금 차액을 추가 납부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러시아의 높은 관세를 피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을 거쳐 러시아에 수출해 온 일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직격타를 입혔다.
이어 같은 해 10월 1일 러시아 정부는 수입 자동차에 부과하는 폐차세를 70~85%까지 인상하고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해당 세율을 매년 10~20%포인트씩 추가 인상할 것을 예고했다.
이에 치루이 자동차는 지난 2월 말 발표한 투자 설명서에서 향후 러시아 사업 및 판매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재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