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미 무역 갈등이 격화된 직후,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전례 없는 방식으로 가격 인하를 단행한다. 특히 이번 인하는 주말인 토요일(5월 10일)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현지 도매업체들조차 예상치 못한 ‘기습 조정’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계면신문(界面新闻)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일부 채널사에 공식 가격 인하 통지를 전달했다. 이번 조치는 아이폰16 프로 및 프로 맥스 전 모델을 대상으로 하며, 아이폰16 프로 128GB 모델은 최대 176달러(약 1268위안, 약 24만 원), 아이폰16 프로 맥스는 전 용량 모델이 일괄적으로 160달러(약 1152위안, 약 22만 원) 인하된다.
업계에선 이번 인하가 단순한 재고 조정이 아니라, 사실상 5월 중순부터 본격화되는 ‘6·18 쇼핑 대전’을 겨냥한 전략적 조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알리바바의 타오바오·톈마오(淘天), 징둥(京东)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은 5월 13일 저녁 8시부터 대규모 할인 행사를 조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앞당겨진 일정으로, 애플이 가격 인하 시점을 그 직전에 맞춘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유통업체는 “이번 가격 조정은 6·18 사전 마케팅의 신호탄”이라며 “애플이 공식 판매가를 내리면서 플랫폼 보조금까지 더해지면 체감 인하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6·18 행사 기간 중 정부 보조금과 플랫폼 할인이 더해질 경우, 아이폰 16 pro max 256GB 모델은 7400위안(약 143만 원), 아이폰16 프로 128GB 모델은 5600위안(약 108만 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거론되었다.
그러나 13일 실제로 징동에서 할인 판매가 시작되자 아이폰16 프로 128G 모델의 경우 원래 7999위안에서 5999위안까지 낮아졌다. 정부 보조금 500위안까지 더하면 실제 고객이 구매하는 가격은 5499위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아이폰16 프로 256g의 경우 8999위안에서 6899위안으로 낮아졌고, 아이폰 16 프로맥스 256g의 경우 원가 9999위안에서 7799위안으로 낮아졌다. 16프로 맥스 512g의 경우 원가 11999위안에서 9799위안까지 낮아져 모든 아이폰 16프로 모델의 가격이 1만 위안 이하가 되었다.
2025년 1분기 중국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6870만 대를 기록하며 5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애플은 같은 기간 980만 대 출하에 그쳐 전년 대비 9% 감소했고, 상위 브랜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 애플의 전체 매출은 95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으며, 미주(42.3%)와 유럽 시장은 모두 성장했지만 대중화권 매출은 2.3% 감소하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애플이 이처럼 이례적인 ‘선제 인하’에 나선 배경에는 중화권 매출의 7분기 연속 하락이라는 부담, 그리고 미국발 무역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