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반기 외국인 투자 기업 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투자 비중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무부가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중국 전역에 새로 설립된 외국인 투자기업 수는 3만 14개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다만 실제 사용된 외국인 직접투자(FDI) 금액은 4232억 3000만 위안(약 81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다고 증권일보(证券日报)는 21일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송쓰위안(宋思源) 부연구원은 “외자기업의 신규 설립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것은 중국 시장이 여전히 외국 자본에 강한 매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외국 기업들이 중국 내 장기 비즈니스에 대한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송 연구원은 이러한 성장세의 배경으로 중국의 강력한 대외개방 정책, 지속적인 경영환경 개선, 산업 시스템의 개선을 꼽았다. 그는 “특히 중국은 현재 산업 고도화의 핵심 단계에 있으며, 고품질 생산력과 첨단 제조, 디지털 경제의 고속 성장이 외국 자본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업종별 외자 흐름을 살펴보면, 상반기 제조업 분야에 유입된 외자는 1090억 6000만 위안, 서비스업은 3058억 70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하이테크 산업에는 총 1278억 7000만 위안의 외자가 투입됐다.
세부 산업별로는 전자상거래 서비스업이 127.1% 증가, 화학 의약품 제조업이 53%, 항공우주 장비 제조업이 36.2%, 의료 기기 제조업은 17.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하이테크 분야의 투자 증가세는 중국이 외자 유치의 ‘질적 전환’에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교 천젠웨이(陈建伟) 교수는 “향후 외자 유치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바이오 제조, 상업 우주 등 전략적 첨단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 유도 정책을 펼쳐야 한다”면서 “특히 데이터 국경 간 이동, 지식재산권 보호 등 분야에서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아세안(ASEAN)의 중국 직접투자 규모는 8.8% 증가했다. 이 중 스위스는 68.6%, 일본 59.1%, 영국 37.6%, 독일 6.3%, 한국은 2.7% 증가(자유항 포함 통계 기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송 연구원은 “외자 유입 국가가 다양화되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과의 경제협력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글로벌 외자 협력에서 실질적인 파트너십 기반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외자 유치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외자 안정화 행동계획’을 포함한 각종 정책 문건이 잇달아 발표됐으며, 최근에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7개 부처가 공동으로 외자기업의 국내 재투자를 장려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이번 조치는 외자를 ‘들여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머무르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진화했음을 상징한다”며 “기존 투자자의 신뢰를 제고함과 동시에, 중국이 개방형 경제를 구축하려는 장기적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외국인직접투자(FDI) 흐름이 점차 안정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하이테크 산업과 서비스업이 여전히 외자기업의 주요 투자처로 부각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신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