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광동 중산(中山)에 위치한 캐논(佳能,Canon) 프린터 공장이 지난 11월 21일부로 전면 가동을 중단한 사실이 확인됐다.
공장은 직원들에게 11월 28일까지 ‘임시 휴가’를 통보했으며, 현재 직원 및 협력업체와의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광명망(光明网)은 전했다.
중산 캐논 공장은 2001년 설립된 이후 24년 동안 운영된 대표적인 외자기업으로 전성기에는 직원 수가 1만 명을 넘었던 ‘대형 공장’으로 지역 경제의 상징 중 하나였다. 공장 폐쇄 소식이 알려지자 여러 직원들이 노동계약 종료 증명서를 SNS에 올리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11월 24일 회사가 전체 직원에게 보낸 공지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환경 급변, LBP(레이저 프린터) 시장의 지속적 축소, 중국 로컬 브랜드의 급성장 및 이로 인한 경영 악화로 인해 11월 21일자로 생산·운영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일부 직원들은 이미 보상금을 수령하고 퇴사했지만, 정확한 보상안은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산의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2009~2010년 무렵에는 캐논 중산 공장 입사를 위해 줄을 서던 시절도 있었다”며 “하지만 인건비 상승, 글로벌 경쟁 심화, 생산기지 동남아 이전 등이 폐쇄의 주된 원인”이라고 전했다.
캐논은 최근 일부 생산라인을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공장으로 이전했고, 그룹의 전략 역시 의료 영상·반도체 장비 등 고수익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공장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중산 공장은 최근 생산량 100%를 해외 수출에 의존해 왔다. 과거에는 일정 비율이 중국 내에서도 판매됐으나, 최근엔 완전히 수출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
중국 레이저 프린터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A4 레이저 프린터 출하량은 317만 7000대로 전년 대비 5% 감소했고, A3 레이저 프린터 출하량은 27만 2000대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반면 로컬 브랜드 시장 점유율은 급부상 중이다. 중국 A4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 비중은 2010년에는 16% 였으나 2024년에는 42%로 급증했다. 하지만 캐논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6.4%에 불과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2.9%에 달한다.
2024년 3월말 기준, 캐논은 중국에서 중산, 선전, 다렌, 쑤저우 등 5곳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판매사는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5곳에 달하고, R&D센터는 3곳을 운영 중이다.
과거 캐논이 중국 주하이(珠海) 디지털카메라 공장을 폐쇄한 이후 쑤저우 공장도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였지만, 해당 내용은 ‘가짜 뉴스’로 공식 부인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캐논 중산 공장 철수의 핵심 원인을 중국 로컬 브랜드의 급격한 성장으로 분석한다.
중국 대표 브랜드인 펜투(奔图), 레노버(联想), 화웨이(华为), 샤오미(小米) 등이 레이저 프린터·복합기 생산에 대거 뛰어들면서 가격 경쟁력과 기술 자립성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전까지 중국산 제품의 프린터 시장 점유율은 10% 미만이었으나, 2021년 이후에는 점유율이 20%를 돌파했다. 이는 HP, 캐논, 코니카미놀타 등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내 입지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신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