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 칩 공급 부족과 원가 상승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삼성, 애플의 양강 구도가 더욱 굳어지는 가운데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는 시장 입지가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15일 차이신은 최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 IDC,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가 발표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보고서를 인용해 칩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하거나 저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카운터포인트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전년도 동기 대비 6% 하락했고, IDC는 같은 기간 출하량이 전년 대비 4.1% 감소한 2억 8970만 대에 그치면서 2023년 이후 10분기 연속 성장세를 꺾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옴디아는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1%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공급 부족을 우려한 유통업체들의 단기적 재고 선구매에 따른 결과로 시장의 근본적인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장 부진 속 브랜드별 희비는 엇갈렸다. 삼성과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애플의 경우, 매년 3분기 신제품 발표 후 4분기 판매 정점을 찍기에 1분기는 상대적으로 비수기로 분류된다. 그러나 카운터포인트 데이터에서 애플은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 21%, 출하량 5%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해당 분기 시장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아이폰17 시리즈의 강한 수요 덕분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공급망 관리 역량을 보여준 점과 중국 시장 점유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은 신제품 갤럭시 S26 울트라 모델의 강력한 수요로 IDC 데이터에서 전년 대비 3.6%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1위에 올랐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는 삼성 출하량이 전년 대비 6% 감소하면서 시장 점유율 20%에 그쳐 애플에 이어 2위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의 출시 지연과 저가형 모델들의 시장 고전으로 전체 출하량을 끌어내렸다는 지적이다.
옴디아의 경우, IDC와 마찬가지로 삼성이 올해 1분기 시장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 중저가 라인의 출시 지연으로 교체 주기가 영향을 받았음에도 대표 모델 수요에서 여전한 견고함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시장 브랜드의 선방과 달리, 중저가 중국 브랜드들은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IDC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오포, 비보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각각 19.1%, 9.9%, 6.8% 감소하며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세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11.7%, 10.6%, 7.3%로 집계됐다.
카운터포인트도 이와 비슷한 데이터를 내놓았고, 옴디아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확인했다. 특히 샤오미의 경우, 세 기관 데이터에서 모두 출하량이 2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얌 차우라시아 옴디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샤오미, 촨인(传音, Transsion)과 같은 중저가형 시장 비중이 높은 제조사들은 이익률이 낮고 가격 결정권에 한계가 있어 비용 상승에 따란 타격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나빌라 포팔 IDC 글로벌 컨슈머 디바이스 부문 수석 연구총감은 “심각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은 출하량과 시장 수요에 직격타를 입히고 있어 스마트폰 시장은 역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진입했다”며 “메모리 칩 공급 부족으로 제조사들은 출하량을 줄일 수밖에 없고, 칩 가격 급등이 BOM 비용을 높여 상위 브랜드가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하방 압력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과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에 따라 올해 세계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15%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도 올해 시장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며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 현상이 2027년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