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구 선생의 발자취, 韩中 항일연대의 상징”
8.15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학술포럼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중국 작가 샤녠성(夏辇生)의 저서 <백범 김구 중국망명기–위대한 유랑>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운동가 후손들로 구성된 독립합창단의 ‘애국가’와 ‘홀로 아리랑’ 공연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포럼에 초청된 샤녠성 작가는 “중국의 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80주년, 그리고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아 <호보유망(虎步流亡)>의 한국어판 <위대한 유랑>을 출간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벨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던진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곧 오늘 우리 시대에 대한 질문이자, 이 포럼의 의미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라며 “우리가 김구 선생을 비롯해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이름을 기억하듯, 역사를 기억하는 일은 곧 미래를 창조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늘 우리가 이 책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죽은 자가 산 자를 돕는 것이자, 역사를 잊지 않고 이어가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이 책은 윤봉길 의사가 던진 폭탄처럼 평화를 향한 외침이며, 모든 이들의 마음에 씨앗을 심어 아름다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백범 김구 중국망명기 <위대한 유랑>을 펴낸 샤녠성 작가]
<위대한 유랑> ‘한류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위대한 유랑>은 김구 선생의 둘째 아들 김신과 함께 현장을 답사한 기록을 토대로 26년 전 중국에서 출간됐으며,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지난 8월 10일 한국어판으로 출간됐다. 책은 김구 선생이 1932년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 의거 이후 피신한 자싱(嘉兴)에서 보낸 5년간의 삶과 독립운동 활동을 생생히 담고 있어, 독립운동사의 공백을 메우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샤 작가는 1987년 자싱일보 기자 시절부터 김구 선생 피난처와 한국 독립운동을 취재하며 유적지 복원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인민문학출판사에서 장편소설 <선월(船月)>, 기록문학 <호보유망(虎步流亡)>, 윤봉길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천국의 새(回归天堂)> 등을 발표했고, 이번 <위대한 유랑>은 원작 <호보유망>을 번역한 책으로 그의 ‘한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샤녠셩(지은이), 박지민(옮긴이) | 처음책방 | 2025년 8월
항일연대 경험, 오늘의 교훈으로
이번 학술포럼의 좌장을 맡은 정원식 박사((사)여성항일운동기념사업회 소장)는 “자싱 피난 시절 중국인 추푸청 선생 일가의 헌신과 중국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김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양국은 항일연대의 경험을 토대로 냉각된 관계를 다시 우호 협력으로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패널로 참석한 이병권 인문연구가(‘대한민국 보수는 왜 매국 우파가 되었나’ 저자)는 김구 선생 ‘테러리스트설’과 ‘중국 국적설’ 등 뉴라이트 역사관을 퍼뜨리는 인사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김구 선생은 1919년 이후 정통성을 가진 정부 주체로 활동했기 때문에 모든 군사적 활동은 대일항전이었다. 윤봉길 의사의 폭탄 사건을 비롯해 개별적인 테러라는 주장은 일본 헌병과 일본 측 자료에 불과하다. 목적을 숨긴 채 일본을 미화한 조선총독부 자료를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늘의 민주공화정으로 이어진 ‘김구 정신’
또 김구 선생의 중국 국적설에 대해서도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라의 독립과 외세를 몰아내는 데 평생을 바쳤다. 독립운동 과정에서 신분을 위장한 적은 있지만 국적을 바꿨다는 것은 낭설”이라며 일축했다. 이어 “왜 이렇게 김구 선생을 폄하하려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하고 헌법 전문에 명시됐듯 민주공화정을 최초로 정립해 7차 헌법까지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의 정통성을 허물어뜨려야 이승만의 치적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폄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가 김구 선생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지난 겨울 빛의 혁명, 촛불혁명으로 내란 세력을 몰아낸 것 자체가 민주공화정의 가치와 정신을 지키는 것이며, 이는 곧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시작된 김구 선생의 헌신과 열정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더욱 김구 선생의 뜻을 숭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에 앞서 1부에서는 정원식 박사가 ‘백범 김구 선생의 중국 독립운동과 그 의의’를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김구 선생의 삶이 한중 항일연대의 상징임을 강조했다.
<광복 80주년 기념 학술포럼 ‘위대한 유랑’>은 조국혁신당 대한민국역사바로세우기 특별위원회와 강경숙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고수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