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결혼가정 ‘한중 관계 비전’ 좌담회 가져
상하이에는 약 300쌍의 한중 결혼가정이 있다. 상해한국학교 초등학생 중 6분의 1이 한중 가정의 자녀일 만큼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언어, 문화, 정서적인 차이를 딛고 부부가 된 이들이 ‘한중 관계 비전’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최근 한중 갈등으로 얼어붙은 교민사회에 민간 외교사절로 한중 화합 발전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좌담회는 지난 24일 상하이총영사관이 주최하고 상하이 한중 결혼가정협의회 준비위원회가 주관한 ‘한중 다문화 가정의 밤’에 한중 커플 50쌍이 초대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하며 양국 관계 회복의 바람을 담았다.
‘한중 관계 비전’ 좌담회는 60~90년대생을 대표한 ▲상하이 한중 커플 1호인 황잉(黄滢)-한태수 부부(60대대생) ▲상하이 남편 한국 여성 부부 박승미-선뤄쉬(沈若栩)(70년대생) ▲중의와 양의의 만남 루웬(陆嫄)-홍성진(80년대생) ▲한중 수교 이후 출생한 루창아이(卢昌爱)-위장원(90년대생) 씨가 무대에 초대됐다.
한국 아나운서 출신 신영일 MC의 진행으로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 좌담회는 양국 문화 차이에서 오는 부부간 갈등을 토로하고, 각자 해소 해결방법에 대한 경험을 나눴다. 또한 이들이 느끼는 한중 수교 25주년과 최근 양국 관계에 대한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의 갈등과 회복이 한중 관계에 빗대지며 이날 참석한 한중 커플로부터 큰 공감을 얻었다.
“부부싸움 후 더 단단해 듯, 한중 관계도 그렇게”
사실 제 경우는 한중 수교 후에 중국을 처음 접해서 그렇게 큰 감회는 없는 것 같아요. 결혼 7개월 차라 하루하루 둘도 없는 친구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중국이란 나라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죠. 물론 가끔은 싸우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것을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해 가고 있죠. 한중 관계도 저희 부부처럼 때로는 투닥거리더라도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더 돈독한 관계가 됐으면 합니다.”
루창아이(卢昌爱)-위장원(90년대생)
“아내가 아이가 있는 곳이 고향, 한중 가정이 가교역할을”
중국인과 결혼하면서 중국이라는 나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아무리 오랜 세월을 살아도 배우자가 중국인이 아니면 얻지 못하는 감정입니다. 특히 여성이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지켜보며 고부간의 갈등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사랑과 신뢰가 더 커질 거라고 확신해요. 한중 수교 50주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기대됩니다. 아내와 아이가 있는 곳이 또 하나의 고향이고 조국이라는 생각하며 우리가 민간 외교사절로서 가교역할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루웬(陆嫄) 홍성진(80년대생)
“가정의 화합이 국가의 화합, 우리가 귀한 밑거름 되길”
중국 격언에 디수이졘타이양(滴水见太阳)이란 말이 있어요. 작은 물방울 안에 태양이 다 보인다라는 뜻이죠. 가정은 사회의 가장 작은 세포입니다. 가정의 화목이 사회의 화목이며, 가정의 화합이 국가의 화합입니다. 여기 모인 모든 가정이 두 나라의 발전과 화합을 위한 귀한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박승미-선뤄쉬(沈若栩)(70년대생)
“한중 결혼가정의 행복이 결국 한중 우호”
한중 결혼가정은 한중 우호관계를 대표하는 아주 커다란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결혼생활 중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어려움에 부딪힐 때 마다 서로 각자에게 충실하시고 최선을 다 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만든 가정에 책임을 다 해 가정의 행복을 일궈 내십시오. 한중 결혼가정에 행복이 있어야 한중 우호관계도 있는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의 자녀들도 앞으로 한중 민간 외교사절단의 역할도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황잉(黄滢)-한태수(60년대생)
상하이 한중 결혼가정 300쌍
상하이 한중 결혼가정협의회 준비위(위원장 황잉(黄滢))에 따르면, 한중 결혼가정 모임은 지난 2007년 한국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중국인 엄마들의 모임에서 시작됐다. 10년이 지난 현재 약 120여 명으로 늘었다. 상해한국학교 다문화가정이 점차 늘면서 초등학생의 6분의 1, 저학년(1~3학년)은 3분의 1이 다문화 가정 자녀들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앞서 2005년 한글학당(훈장 이동규)에서도 다문화가정 모임의 움직임이 있었다. 한중 결혼가정 자녀들의 한글교육이 자연스럽게 학부모 모임으로 확대된 것이다. 현재 상하이에는 300쌍의 한중 결혼 가정이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80~90명의 한국인 아빠들의 모임, 중국인 남편을 둔 10~20명의 한국인 엄마들의 모임, 중국인 남편들의 모임도 생겨났다. 상하이 한중 결혼가정의 약 10%가 중국인 남편, 한국인 아내 커플로 파악되고 있다.
고수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