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거류민단 창립 105주년·인성학교 개교 109주년 기념식 열려




109년 전 그 교실에 울려 퍼졌던 교가가 상해한국학교 교정을 가득 채웠다. 지난 14일 상해한국학교 음악당에서는 ‘상하이거류민단 창립 105주년 및 인성학교 개교 109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던 상하이에서 한인공동체가 걸어온 길과 민족교육의 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마련됐다.
1910년대 상하이로 본격적인 한인 이주가 시작되면서 결성된 여러 단체는 1918년 ‘상하이고려교민친목회’로 통합되었고, 1920년 ‘상하이대한인거류민단’으로 정식 개칭됐다. 거류민단은 임시정부 내무부의 지휘 아래 해외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공식 자치기구로 인정받으며,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중요한 기반 역할을 했다.

[사진=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탁종한 회장은 축사를 통해 상하이대한거류민단의 정신 계승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탁종한 회장은 개회사에서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는 바로 이 거류민단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라며 “상하이 한인사회는 단순한 망명 공동체가 아니라 조국의 내일을 설계한 희망의 터전이었다. 거류민단이 남긴 공동체 정신은 오늘날 상하이 한인사회의 든든한 기반”이라고 전했다.
또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축사를 이민정 국가보훈부 예우정책과 과장이 대독했고, 김영준 상하이총영사, 황기철 전 국가보훈처장(안중군찾기 한·중민간상설위원회 이사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사진=김영준 상하이총영사]
황기철 전 국가보훈처장은 “상하이거류민단은 임시정부의 든든한 근간이었고, 인성학교는 미래 독립 인재를 길러낸 산실이었다”고 강조하고, “상하이외국어대학교 복단대학에 방문학자로 있을 무렵 가끔 상하이를 방문할 때 독립운동 사적지를 보면서 우리 선조들의 순국운동의 숭고함을 느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이 결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님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황기철 전 국가보훈처장]
1916년 여운형·선우혁 등 지도자들이 설립한 상하이기독교소학교는 이후 ‘인성학교’로 이름을 바꾸고 대한인거류민단의 관리 아래 운영됐다. 인성학교는 ‘한국혼을 지킨 학교’, ‘독립운동가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으며, 1935년 일본총영사관의 일본어 교육 강요에 맞서 자진 휴교를 선택한 일화는 오늘까지 깊은 울림을 준다.
현재의 상해한국학교는 인성학교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으며, 졸업생 박준용(서울대 한국사학)과 동문 25명과 이재복 학교장, 학생·교사들은 ‘역사를 기억하는 교육이 미래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기념식을 준비하고 행사를 이끌었다.

[사진=일제강점기 당시 인성학교에서 수학했던 최용학 (사)한민회 회장에게 상해한국학교 명예졸업장 수여]

[사진=상해한국학교 졸업장을 받은 이형진 (사)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
이날 기념식에서는 특별한 순간도 마련됐다. 일제강점기 당시 인성학교에서 수학했던 최용학 (사)한민회 회장에게 상해한국학교가 명예졸업장을 수여한 것이다. 또 이형진 (사)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도 함께 상해한국학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특히 최용학 회장이 무대에 올라 졸업장을 받는 순간 참석자들의 박수가 이어졌으며, 이어 음악누리 합창단과 함께 부른 인성학교 교가 제창은 감동을 더했다. “사랑홉다 인성학교 덕지체로 터를 세우고…” 90여 년 전 인성학교에서 울리던 교가가 당시 학생이었던 최용학 회장과 오늘의 학생들 목소리로 함께 울려 퍼지자 숙연지기도 했다.

[사진=박준용 상해한국학교 졸업생 26인 대표]

[사진=사회를 맡은 상해한국학교 졸업생 서자영 학생]
이날 기념식에서는 상하이 한인사회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박준용 상해한국학교 졸업생 26인 대표가 ‘상하이 한인사회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상하이거류민단의 역사적 의의와 한인사회에서 인성학교가 갖는 의미 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상하이거류민단 등 당시 임시정부를 비롯한 한인사회가 인성학교의 개교와 유지를 도왔듯, 현재의 상해한국학교도 임대 학교 시절부터 신축교사 마련까지 상해한국상회 등 한인사회의 지원과 관심이 있어 가능했으며, 한인사회와 학교의 시작과 역사가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서 축사에서 탁종한 상해한국학교 법인이사장이자 상해한국상회 회장은 “상하이거류민단의 창립은 임시정부 수립과 함께 한인 사회의 자치와 협력을 상징하며, 이는 오늘날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가 그 정신을 이어받고 있는 이유”라고 밝히고, “특히 인성학교의 역사는 한국 교육의 중요한 이정표였고, 현재 상해한국학교는 그 전통을 이어받아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대한민국임시정부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소개하고 있는 상해한국학교 조영지(12) 학생]
[사진= ‘임정의 발자취를 따라서’ 독립코드 1919팀 김지수, 정예원 학생]
이어 상해한국학교 조영지(12), 김지수(11), 정예원(11) 학생 등은 임시정부 활동의 흔적과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을 되새기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발자취를 찾아서’ 현장 탐방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독립의 염원이 모인 이곳, 상하이 한인사회의 기억’이 새로운 세대의 가슴 속에서 생생히 살아 숨쉬고 있음을 전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황기철 전 국가보훈처장, 한국광복군 군의처장이자 동제대학 유학생 출신 의사 독립운동가인 유진동 지사의 후손 유수동 선생, 이형진 (사)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 최용학 (사)한민회 회장, 신규식 선생의 자료집 출판을 준비 중인 쑨커지(孙科志) 푸단대 교수, 김영준 상하이총영사, 탁종한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회장, 이민정 국가보훈부 예우정책과 과장, 이재복 상해한국학교장과 교사,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헌신의 기억, 오늘의 보훈’ 상하이한인사회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한편,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상해한국상회 대회의실에서는 ‘헌신의 기억, 오늘의 보훈’을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황기철 전 국가보훈처장(대한민국 제30대 해군참모총장, 안중근 의사 찾기 한중 민간 상설위원회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국격, K-보훈’에 대해 강연했으며, △한국광복군 군의처장이자 동제대학 유학생 출신 의사 독립운동가인 유진동 지사의 후손 유수동 선생, △그리고 인성학교와 임시정부 요인 환영식, 상하이에서 맞이한 광복의 기억을 회고하는 최용학 (사)한민회 회장이 함께 자리해 100여 년 전 그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고수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