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개봉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생계형 형사 명득과 동혁이 마약 거래 범죄 집단의 돈을 중간에 가로 채려는 형사범죄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에서 범죄조직은 깨끗한 돈이라며 중국으로 가는 어선에 한국 돈을 실어 보낸다. 과연 수억 원이 넘는 한국 돈 현찰을 매번 중국으로 보내면 어떻게 될까? 중국 외국환법 상, 중국인 개인이 1년에 환전할 수 있는 외화는 연간 5만 불이다. 이것도 은행에 계좌가 있어야 하고 외화 현찰이 어디서 났는지 입증해야 한다.

[사진=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출처: 네이버)]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매달 몇 번씩 수억 원이 중국으로 간다면 환전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개인을 동원해 환전했다고 치자, 이 현찰을 은행에 가서 입금하려고 한다면 은행에서는 자금 출처를 요구한다. 확실한 자금 출처를 제시하지 않는 한 은행은 입금을 거절할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우리나라 현찰이 중국으로 가서 범죄조직 계좌로 입금되는 일은 사실 상 불가능하다. 이런 범죄 자금 이동과 자금세탁을 막기 위해 생긴 FATF덕분이다.
왜 금융기관이 내 개인정보를 묻나
요즘 금융기관에 가면 개인정보를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는 요구를 받는 경우가 있다. 내 정보를 왜? 하고 되물으면 금융기관은 금감국 지시사항이라고 한다. 직원들도 고객들에게 개인정보 물어보는 일이 쉽지 않다. 금감국은 왜 금융기관에게 고객개인정보를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파악하라고 할까? FATF 때문이다. *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국제 자금세탁방지 금융대책기구)

[사진=자금세탁방지 금융대책기구 ‘FATF(Financial Action Task Force)’]
1989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국제기구로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조달금지(CFT)를 목적으로 한다. 37개국과 EU포함 39개 회원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2009년도에, 중국은 2007년도에 가입했다.
중국은 2025년에 FATF 제 5회 상호평가를 받아야 해 자금세탁방지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엄격한 규정 준수와 금융기관과 직원에 대한 쌍벌처벌조치로 자금세탁방지 의무 강화와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고객신분식별의무KYC, 고액거래CTR, 혐의거래STR신고의무, 명단필터링 WLF 의무가 있다. 가끔 금융기관에서 가족 중에 이런 사람 있냐고 물어보는 경우는 명단필터링에 떴기 때문이다. 특히 본인 이름이 흔하고 동명이인이 많은 경우에 필터링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금융기관은 신분이 불명확한 고객과 업무를 하거나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자금 거래를 용인하면 안 된다. 금융기관에서 가서 현찰을 입금하거나 출금할 때, 용도와 출처를 묻는 이유이다.
자금세탁, 이제는 금융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각 금융기관마다 자금세탁필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365일 24시간 밥 안 먹고 잠 안 자고 쉬지도 않는 AI는 의심거래를 잘 골라낸다. 정상적인 일상 거래는 괜찮다. 100명 중 99명은 이런 거래를 안 하는데 나 혼자 하면 필터링에 뜬다. 특히 내국인과 외국인의 잦은 자금 이체, 개인 간 환전, 회사 관련 거래를 개인 계좌로 하거나 개인계좌로 상업 거래를 하면 안 된다.
금융기관은 신분이 불확실한 고객과의 업무를 하면 안 된다. 2018년 이전에 계좌를 만들 때, 적지 않아도 되는 정보(직장이름, 직장주소, 직업, 주소, 전화번호)를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금융기관에 제공해야 하는 이유이다. 고객 직업이 기타로 되어 있거나 한 전화번호나 주소에 여러 고객이 등록되어 있으면 수정해야 한다. 그 사람은 나를 몰라도 금융기관은 나를 알아야 한다.
금융기관이 아니지만 자금세탁방지의무이행을 해야 하는 기관이 있다. 2025년 1월부터 주택판매, 주택 매매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 개발기업 또는 중개기구, 부동산매매, 자금대리관리, 기업설립, 운영, 자금조달, 매매를 대행하는 회계사, 변호사사무소, 공증기관, 귀금속과 보석 현물 거래에 종사하는 거래상이다.
회사와 개인은 자금세탁방지 업무에 협조해야 한다. 금융기관은 상황에 따라 제한조치를 취하거나 업무거절, 거래종료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2025년, 중국에서 금융거래를 한다면 자금방지세탁법에 따라 해야 한다. 내 돈 내 마음대로 하려면 혼자 집에서 해야 한다.
제갈현욱(우리은행 상하이 금수강남지점 PB)
